사진=파라마운트+
아일랜드에서 실제 일어났던 사건을 바탕으로 한 실화 드라마 '벽속의 여인'은 티빙을 통해 총 6화의 에피소드로 국내에 공개됐다. 작가 파트리샤 버크 브로건이 자신이 직접 겪은 이야기를 글로 써냈고 이를 원작으로 한 피터 뮬란 감독의 영화 '막달레나 시스터즈'가 2002년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전세계에 이 비극적인 사실이 널리 알려졌다. 같은 소재를 시리즈로 제작한 '벽속의 여인'은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디 어페어') 수상에 빛나는 연기파 배우 루스 윌슨이 주연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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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속의 여인'은 사전 정보가 없는 이라면 범죄물이나 스릴러 장르로 생각할 만큼 보다 은근하고 간접적으로 실화 사건을 그려나간다. 무엇보다 주인공 로나는 마을사람들을 비롯한 주변인들에게서 신뢰를 받지 못하는 인물이다. 중증의 몽유병을 앓으며 이런저런 피해를 끼친데다, 자신조차도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할 만큼 정신은 명료하지 못하다. 그러나 그녀가 믿는 단 한가지, 그리고 분명하게 기억하는 사실은 바로 자신이 어린 딸을 빼앗겼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 불장난같은 첫사랑의 대가로 임신을 한 로나는 가족의 손에 의해 미혼모 수용시설인 일곱가지 기쁨 수녀원에 끌려갔다. 그곳에서 강제노동과 학대를 받으며 딸을 출산했지만, 수녀들에게 딸을 빼앗기고, 30년째 딸의 행방을 쫒고 있다. 폭력적인 과거와 딸에 대한 그리움은 그녀를 잠들지 못하게 했고, 로나의 거칠고 반사회적인 행동은 마을사람들의 질타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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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속의 여인'은 강제로 딸을 빼앗기고 수십년간 딸을 찾는 여자의 모성애를 그린다. 그럼에도 마냥 동정하고 신뢰할 수만은 없는 주인공의 캐릭터로 인해 범죄물을 보듯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작품을 따라가게 한다. 루스 윌슨은 어딘가 불쾌하고 믿을 수 없는, 음울하고 반항적인, 뭐라 규정지을 수 없는 새로운 캐릭터를 혼신의 열연을 통해 생명을 불어 넣었다. 아일랜드 근대사의 어두운 사건을 새롭고 독창적인 방식으로 풀어낸 '벽속의 여인'은 이어지는 반전과 미스터리한 연출, 최고의 연기가 어우러진 매력적인 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