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침공, 카운트다운?" 전 세계 우려 쏟아지자…중국이 한 말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24.03.06 15:12
글자크기
중국이 올해 국방예산을 전년보다 7.2% 많은 1조6700억위안으로 설정했다. 사진은 중국 인민해방군들이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 /AP=뉴시스중국이 올해 국방예산을 전년보다 7.2% 많은 1조6700억위안으로 설정했다. 사진은 중국 인민해방군들이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 /AP=뉴시스


중국의 연간 국방예산이 처음으로 300조원을 돌파하면서 국제사회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국방비 지출국인 중국이 3년 연속 국방 예산을 7% 이상 증액한 것은 대만 침공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것이다. 중국은 지정학적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자국 방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5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중국 당국의 국방비 증액 발표와 관련해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의 군사적 전략과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국방 예산 투명성을 확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이 인도·태평양 등 지역에서 취하고 있는 행위의 의미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재정부는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에서 올해 국방비 지출을 지난해보다 7.2% 늘어난 1조6700억위안(약 309조원)으로 설정했다. 중국의 국방비 지출액은 2022~2024년 3년 연속 7% 이상 늘어났으며 올해는 사상 최초로 300조원을 넘어섰다.

미국 뿐 아니라 일본도 중국 국방비 증액과 관련 우려를 표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군사 동향은 일본과 국제사회에 심각한 우려 사항이며 지금까지 없었던 최대의 전략적 도전"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하야시 관방장관은 "중국이 잇단 국방비 증액으로 군사력을 급속히 증강하고 있다"며 "일본과 동맹국들은 연계 협력을 통해 투명성이 결여된 중국 군사력 증강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이 중국의 국방비 증액과 관련해 "지금까지 없었던 최대의 전략적 도전"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사진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AFPBBNews=뉴스1일본이 중국의 국방비 증액과 관련해 "지금까지 없었던 최대의 전략적 도전"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사진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AFPBBNews=뉴스1
국제사회가 중국의 국방예산 증액 발표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은 남중국해에서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현재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와 영유권을 놓고 대치하고 있다.

로이터통신·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이번 전인대에서 '대만과의 평화적 통일을 추진하겠다'는 표현이 삭제된 점에도 주목했다. 실제 중국 리창 총리가 발표한 정부 업무 보고서에선 대만과 관련해 '혈연', '평화' 등 표현이 삭제됐다. 대신 '대만 독립을 목표로 하는 분리주의 활동과 외부 간섭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문구가 명기됐다.

이는 이번 국방비 증액이 향후 대만과의 무력 충돌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복수의 서방 정보당국들은 인민해방군 건군 100주년이자 시진핑 국가주석의 집권 4기가 시작되는 2027년까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태세를 갖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 국방예산에 연구개발(R&D) 지출이 포함되지 않은 데다 지방 정부들도 국방비 지출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어 실제 국방예산 규모는 발표치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회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AP=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회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AP=뉴시스
이에 대해 중국은 대만 침공 준비 등 국제사회의 우려를 일축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의 이번 국방예산 증액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배운 교훈을 반영한 것"이라며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자국의 이익을 방어하기 위한 신중한 결정이었다"고 정부 입장을 대변했다.



중국의 군사비 지출 증가액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기반한 것으로 2027년 인민해방군 현대화, 2049년 세계 군사 강국 등 중장기 목표 달성을 위한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위에강 전 인민해방군(PLA) 대령은 "중국의 국방예산은 GDP의 1.5% 미만인 반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의 경우 이 비율이 훨씬 높다"며 "특히 세계 최대 군비 지출국인 미국이 올해 국방예산으로 8860억달러(1181조원)를 배정한 것에 비하면 중국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