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역실 안 푸바오…"외출시간 되면 들썩, 회색 인간엔 당황"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4.03.0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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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버랜드 주토피아 카페 갈무리/사진=에버랜드 주토피아 카페 갈무리


다음 달 3일 중국 송환을 앞두고 내실 생활에 들어간 '국민 판다' 푸바오가 현재 상황에 잘 적응하고 있는 모습이 공개됐다.

'송바오'로 불리는 송영관 사육사는 지난 5일 에버랜드에서 운영하는 주토피아 카페에 '푸바오의 중국 여행 (쉼표 2일 차)'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송 사육사는 "최근에 우리는 그동안 판다월드에서 푸바오와 함께했던 행복한 이야기의 클라이맥스를 맞이했다"며 "마지막 인사를 나누던 지난 3일 감동은 가슴에 아로새겨져 오래도록 기억하게 될 듯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고 싶고 궁금해할 푸바오 내실 생활을 짧게 공유한다"며 푸바오 근황을 전했다.



송 사육사에 따르면 현재 푸바오가 지내는 곳은 엄마 판다 아이바오의 분만실이었던 공간이다. 분만실이 이제는 검역실이 된 셈이다. 검역실은 푸바오 건강을 위해 철저한 방역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지정된 사육사만 출입이 가능하고 이들도 회색 방역복을 착용하고 출입한다.

푸바오는 아침 외출 시간이 되자 습관처럼 몸과 마음의 동요를 보였지만 이내 상황을 잘 받아들이고 먹고 자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회색 방역복을 입은 사육사들 모습은 낯설어 한다고.
/사진=에버랜드 주토피아 카페 갈무리/사진=에버랜드 주토피아 카페 갈무리
송 사육사는 "지금까지 내실에서 청록색(유니폼)의 사육사만 보던 푸바오가 처음 회색 인간으로 변신한 저의 모습을 보고는 많이 당황한 듯했다"며 "'으악! 회색 인간이 나타났다~!!'하고 소리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어 "그런 푸바오를 달래기 위해 얼른 맛있는 사과 한 조각을 입에 넣어 주었지만 여전히 '으악~!! 회색 인간이 나에게 맛있는 사과를 주었다!!!'하며 요란한 반응이었다"고 설명했다.


송 사육사는 "그래서 변신하는 과정을 처음부터 보여주고, 한참 동안 상의 부분을 탈의한 채 사과를 주면서 저라는 것을 알려주어야 했다"며 "그랬더니 서서히 상황 파악을 하고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똑똑해서 다행"이라고 했다.

그는 "이토록 영특하고 명랑한 우리의 푸바오는 덤덤하게 상황을 받아들이면서 잘 지내고 있다"며 "푸바오와 함께하는 이야기의 찬란한 피날레를 위해 담당 사육사로서 계속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제나 그랬듯이 적절한 시기에 푸바오의 소식을 들고 다시 찾아올 것을 약속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푸바오는 2016년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친선 상징으로 보내온 판다 '러바오'와 '아이바오' 사이에서 2020년 7월 20일 태어났다. 한국에서 자연 번식으로 처음 태어난 판다로, 생후 100일 무렵 지어진 이름 푸바오는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의미를 지녔다. 푸바오는 '용인 푸씨', '푸공주', '푸뚠뚠' 등 애칭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푸바오는 내실에서 지내는 한 달 동안 특별 건강 관리와 이송 케이지 적응 훈련을 한다. 이후 다음 달 3일 중국 쓰촨성에 위치한 자이언트판다보전연구센터로 이동하게 된다. 이 여정에는 강철원 사육사가 동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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