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천=당선' 텃밭서 국민 추천…류성걸·양금희 사실상 컷오프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정경훈 기자 2024.03.0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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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를 하고 있다. 2024.3.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를 하고 있다. 2024.3.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국민의힘이 서울 강남구 갑과 강남구을, 대구 동구·군위군 갑과 북구 갑, 울산 남구 갑 등 5곳에서 4월 총선에 나설 후보자를 국민이 직접 추천하는 '국민 추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서울 강남구 갑·을을 제외한 3곳은 각각 류성걸·양금희·이채익 등 현역의원들이 버티고 있는 지역구다. 이들도 국민추천을 신청할 수 있지만 이들을 포함한 기존 예비후보들 가운데 추천자를 결정하지 못한 만큼 사실상 컷오프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국민추천제를 도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추천제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제3자 추천도 가능한 '배리어 프리'(barrier-free, 장벽이 없는) 공천 제도"라며 "'국민이 추천하는 국회의원'이라는 의미의 '국민추천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국민추천 프로젝트 대상 지역구는 서울 강남구갑과 강남구을, 대구 동구·군위군갑과 북구갑, 울산 남구갑 등 5곳이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관리해 온 지역으로, 과거 선거에서도 보수당 후보의 '공천=당선'을 보장했던 국민의힘의 오랜 정치적 텃밭이다.

상대 당의 후보에 맞춰 전략적으로 후보를 선택할 필요 없이, 국민의힘이 원하는 가치와 신념, 능력을 갖춘 유능한 인재를 끌어오기 위해 가장 알토란 같은 지역구를 비운 셈이다.



공관위는 국민추천을 신청하는 예비후보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자 온라인 접수를 원칙으로 하며 심사료도 없고, 제출 서류도 최소화했다. 이달 6일과 7일 국민의힘 홈페이지를 공모하고 면접은 8일과 9일 진행한다. 최종 후보는 이달 15일에 발표키로 했다.

정 위원장은 "국민추천 프로젝트를 통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후보를 발굴하겠다는 것"이라며 "심사 기준으로는 도덕성과 사회 기여도, 면접(지역 적합도)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생각, 다양한 환경의 사람들이 모일 때 진짜 국민의 대표가 탄생할 수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에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신청을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인 장동혁 사무총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13차 회의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2.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인 장동혁 사무총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13차 회의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2.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공관위는 국민추천 프로젝트의 성격을 사실상 우선추천으로 규정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국민추천 프로젝트는 사실상 우선추천(전략공천)의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곳을 우선추천으로 국민추천으로 할 만한 요건이 되는지를 충분히 고려했다"고 말했다.

당초 국민추천제의 경우 대국민 라이브 방송 등과 같은 공개 오디션 형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공관위는 보다 많은 후보자의 신청을 위해 비공개로 진행키로 했다.


장 사무총장은 "면접 등 (공천심사의) 모든 과정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하되, (공개) 오디션 방식 등에 대해서 (공관위에서) 최종 논의를 했지만 그런(공개오디션) 방식을 거치지는 않기로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공개오디션에 도전했다가 최종적으로 공천받지 못하면 직장에서나 본인 사회경력에 있어서 여러 부담일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유능한 청년 신인이 도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서 신청 자체도 필요하다면 비공개로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추천 프로젝트 대상 지역구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현역의원 등도 본인의 의사에 따라 국민추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기로 했다. 류성걸(대구 동구·군위군 갑)·양금희(대구 북구 갑)·이채익(울산 남구) 의원 등이 대상이다. 이들과 경쟁하던 예비후보들도 원칙적으로 참여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미 기존 예비후보자들에 대한 공천심사가 진행된 상황에서 적합한 후보자를 결정하지 못한 채 국민추천으로 방향을 튼 만큼 기존 예비후보자들이 국민추천으로 공천을 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 서울 강남구 갑·을은 무주공산인 상황이다. 강남구갑은 현역인 태영호 의원이 구로구 을에 출마하며 우선추천(전략공천) 지역이 됐다. 강남구 을은 현역인 4선 박진 전 외교부 장관과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이 공천을 신청했으나, 둘 다 양지만 찾는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두 사람 모두 지역구를 옮겼다.



국민의힘 한 재선의원은 "공천받으면 당선의 거의 확실시되는 지역을 국민추천으로 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해당 지역구 현역의원들을 교체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봐야 한다"며 "공관위가 밝힌 국민추천 심사 기준도 기존 공천심사 기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예비후보자들도 공관위가 정한 기준을 넘지 못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러한 공관위의 결정에 대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충북 청주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정치참여를) 꺼려했지만 우수하고 훌륭하고 젊고 참신한 분들이 공천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저희는 좋은 분들, 국민이 보시기에 참신한 분들이 국회로 많이 진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청주=뉴시스] 추상철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후 충북 청주시 문화제조창에서 열린 육아맘들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3.05. photo@newsis.com /사진=류현주[청주=뉴시스] 추상철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후 충북 청주시 문화제조창에서 열린 육아맘들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3.05. [email protected] /사진=류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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