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출시 1년3개월, 벌써 AI 버블?…실적이 주가 상승 견인"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4.03.0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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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로이터=뉴스1챗GPT /로이터=뉴스1


헤지펀드 사토리펀드의 매니저인 댄 나일스는 올해 최선호주로 엔비디아와 메타 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이른바 판타스틱 4를 꼽았다. 이유는 이들 기업이 올해 실적을 늘릴 만한 역량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나일스는 지난주 CNBC에 출연해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지난 몇 년간 실적보다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에 따라 움직였다고 지적했다.



2022년에는 판타스틱 4에 애플과 알파벳, 테슬라를 합한 매그니피센트 7의 주가가 1970년 이후 가장 공격적인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46% 급락했다.

반면 지난해에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면서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를 적극적으로 기대함에 따라 매그니피센트 7의 주가가 111% 급등했다.



나일스는 "지난 3년간을 돌아보면 기술주의 움직임은 실적과 별 상관이 없었고 거의 전적으로 연준에 달려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는 실적이 주가 움직임에서 중요성이 커지며 기업간 주가 수익률이 차별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과 테슬라, 알파벳은 애널리스트들이 실적 전망치를 거의 조정하지 않으면서 주가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움직임을 보인 반면 판타스틱 4는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면서 주가가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나일스는 엔비디아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이 AI 사업의 호황으로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며 "주가가 실적에 의해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팩트셋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판타스틱 4의 올해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지난해 말 이후 평균 50% 상향 조정했다. 반면 애플과 알파벳, 테슬라의 EPS 전망치는 지난해 말 이후 거의 변동이 없었다.

나일스는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세가 과거 버블을 연상시킨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1994년에 웹 브라우저인 넷스케이프의 출시와 2022년 말 생성형 AI 챗봇인 챗GPT의 출시를 비교하며 현재의 "AI 버블"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주장했다.

나일스는 1994년에 넷스케이프가 널리 보급된 최초의 웹 브라우저로 자리잡으며 투자자들이 열광하기 시작했고 1994년 말부터 1996년 초까지 15개월간 나스닥지수가 47%, S&P500지수가 40% 급등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도 챗GPT와 다른 AI 기술에 대한 반응으로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2022년 11월 챗GPT가 출시된 이후 나스닥지수가 42% 상승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1990년대 인터넷 버블이 정점에 도달하기까지는 1996년 이후 5년이 더 걸렸다며 S&P500지수는 1994년 수준에서 200% 이상 상승했고 나스닥지수는 버블이 붕괴하기 직전인 2000년 초까지 6년간 거의 575% 치솟아 올랐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의 AI 붐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나 시간적인 측면에서나 버블이라고 할 수 없다"며 "닷컴 버블이 형성되기까지는 5년이 걸렸는데 (챗GPT 출시 이후) 기껏 1년 하고 1분기밖에 지나지 않은 지금을 'AI 버블'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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