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달 날 거 알죠" 그래도 청약 쏟아진다…승부수 띄운 건설사들 속내는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24.03.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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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신규 아파트 분양 가격이 오르면서 전국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5일 서울 시내 아파트 밀집 지역.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신규 아파트 분양 가격이 오르면서 전국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5일 서울 시내 아파트 밀집 지역.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개편에 따라 청약일정을 쉬어가는 '청약방학'을 앞둔 가운데, 청약에 나선 단지들이 연일 고배를 마시고 있다. 연일 '미달' 사례가 쌓인다. 청약시장 양극화 현상이 깊어지고 있다.

5일 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주(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 전국에서 일반분양 아파트 총 8개 단지가 청약을 받았는데, 이중 미달이 없는 곳은 단 한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입주자 모집에 나선 일반분양 아파트 중 전북 전주 '서신 더샵 비발디'만 청약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평균 55.59대 1 경쟁률로 청약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분양가가 인근 시세에 비해 합리적으로는 평가를 받은 덕이다.

나머지 단지들을 보면 충남 천안 '힐스테이트 두정역'은 9개 주택형 중 5개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제주 '제주 중부공원 제일풍경채 센트럴파크'는 6개 주택형 중 3개만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다. 경북 울진 '울진후포 오션더캐슬'도 7개 주택형 중 5개가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광주에서 청약에 나선 '광주 송암공원 중흥S-클래스 SK 뷰'와 '상무 양우내안애 퍼스트힐'은 각각 1개 주택형만 순위 내 청약 경쟁률이 1대 1을 넘겼다. 경기 고양 '휴먼빌 일산 클래스원'은 평균 0.5대 1 수준의 경쟁률을 보이며 모든 주택형에서 미달이 났다. 충남 천안 '천안역 경남아너스빌 어반하이츠' 역시 모든 주택형에서 미달했다.

청약시장 분위기가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건설사들이 청약에 나선건, 이번에 청약을 미룰 경우 자칫하면 총선 이후까지 일정이 늘어질 수 있어서다. 청약홈은 지난 4일을 시작으로 오는 22일까지 홈페이지 개편작업을 진행한다. 개편된 홈페이지에 반영되는 주요 정책은 오는 25일 시행을 앞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과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에 따라 안정적인 청약접수 및 당첨자 선정을 위한 시스템 마련을 골자로 한다.

건설사들이 꺼려왔던 지방 단지 청약 접수가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10건 안팎으로 쏟아져나올 예정이다. 고금리·고분양가 등으로 인한 청약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미달을 피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더 지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승부수를 띄운 결과는 처참한 수준이다. 심지어 현재 청약시장에서는 1군 건설사 브랜드도, 입지도 통하지 않는다. 주변 시세 대비 가격, 즉 '가성비'만 청약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중요한 변수로 남았다. 분양가가 중요하지만 주택 공급자 입장에선 가격을 낮출수도 없는 상황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1월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3707만원을 기록했다.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 평균 분양가(3495만원)보다 6.07% 오른 것. 1년 전인 지난해 1월 분양가(3063만원)에 비하면 비교하면 상승률은 21.03%다. '국평(전용면적 84㎡)'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 기준으로는 1년 새 10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오른 것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분양가 상승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건설 주요 자재인 시멘트와 레미콘 가격이 줄지어 올라 신축 아파트 분양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달이 나고 미분양이 난다고 해도 팔 수 있는 만큼 최대한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분양가를 낮출수도 없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청약시장 양극화 현상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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