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두달, 외국인 순매수만 11조...추가 뭉칫돈 올까?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24.03.0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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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1~2월 코스피 외국인 순매수 현황/그래픽=조수아연도별 1~2월 코스피 외국인 순매수 현황/그래픽=조수아


올해 1월부터 2월까지의 코스피 시장 외국인 순매수가 11조원을 넘긴것으로 집계됐다. 2000년 이후 연초 두달 간 유입된 규모 중 최대다. 지난달 말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발표 이후 조정기간을 거치긴 했지만 향후 발표될 정책 계획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관련 정책 내용 밀도에 따라 더 많은 해외 뭉칫돈이 한국 시장을 주시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5일 거래소 등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2월까지의 국내 코스피 시장 외국인 순매수는 11조5995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 연초 두달 동안 10조5190억원의 외국인 순매수 기록이 그동안 최고였다. 같은 기간 11조원을 넘긴 건 처음이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이 중 2조원 가량은 1월 초중순에 있었던 삼성전자 지분 블록딜 영향으로 본다. 이를 고려하면 연초 두 달간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약 8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월에만 8조264억원의 외국인 순매수가 확인된다. 우리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 발표 예고는 1월25일이었다. 결과적으로 정책 방향에 대한 기대감이 해외 투자금 유입을 촉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KB증권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2월 초부터 같은 달 중순까지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 중 △0.2배 기업 20~25% △0.2~0.8배 기업 5~10% △0.8배 이상 기업 0~5% 등의 주가 상승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아울러 2월26일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발표가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수 조정을 받긴 했지만 해외 자본의 관심이 멀어졌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것이 업계 의견이다.

우리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이 일본 정부 정책을 벤치마킹 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정책 내용이 향후 시장의 호응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3월 장이 시작된 4일 첫날 하루 순매수만 8194억원이 이뤄졌다. 코스닥 등 전체 시장을 합친 순매수 규모까지 확대하면 이날 하루 동안 1조414억원이었다. 니케이 지수가 사상 최초 4만을 돌파하고 최근 일평균 외국인 순매수가 7000억원을 넘긴 일본의 전철을 충분히 밟아 나갈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관건은 상반기 중 공개될 것으로 전망되는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가이드라인 구체안이다. 시장 니즈를 얼마나 반영하느냐가 중요하다는 평가다. 아울러 공개 시기도 적절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2월26일 발표된 관련 정책 방향이 인센티브는 분명하지만 패널티가 없다는 비판을 염두한 듯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28일 "상장 기업도 일정에 미달하면 거래소 퇴출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한 점에 대해서도 해외 투자자들은 정책 방향의 연장선상으로 여기며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 정책과 상관없이 국회 차원에서 진행되는 상법 개정안이나 세법개정안 등도 해외 투자자들에게 시그널을 줄 수 있다"며 "지난달 있었던 1차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보다는 앞으로 더 구체화된 계획들이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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