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만명 몰린 디퍼아…"1.5억 싼 보류지, 선착순 매각"

머니투데이 김효정 기자 2024.03.0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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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니투데이 오세린 인턴 PD/사진=머니투데이 오세린 인턴 PD


무순위 청약에 100만명 넘는 신청자가 몰린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디퍼아)' 보류지가 선착순으로 시장에 나왔다. 매물 가격도 기존 최저입찰가보다 1억5000만원 낮은 수준으로, 업계에서는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1동주공아파트(디퍼아)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전날 공고를 내고 보류지 매각에 나섰다. 공고에 올라온 매물은 전용면적 59㎡ 16세대다.



특이한 점은 매각 방법이 선착순이라는 것이다. 보류지 매각은 일반적으로 청약홈을 통한 공개입찰로 진행된다. 조합이 각 매물당 입찰기준가를 제시하면 기준가격 이상 최고가를 제시한 사람이 낙찰받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번 매각에서는 매물을 선점하는 사람이 매매기준가에 매입할 수 있고 남은 매물이 전부 소진되는 대로 입찰이 마감된다.

기준가도 낮췄다. 지난해 11월30일 입주가 시작된 디퍼아는 입주 직전인 11월1일에도 보류지 매각을 진행했다. 1차는 최고가 입찰 방식으로 전용 59㎡ 입찰기준가가 최소 22억원에서 24억원부터 시작됐다. 유찰시 남은 물량에 대해 2차 선착순 분양도 진행했지만 물량 소진에 실패했다. 당시 전용 59㎡ 실거래가는 직거래를 제외하고 19억6000만원이었고 공고 이후 등록된 최고가 거래가 23억5569만원이었다.



반면 이번 매매기준가는 21억~22억원 선이다. 지난해와 같은 동호수 물량이 23억5000만원에서 22억원으로 1억5000만원 낮은 가격에 나왔다. 전용 59㎡ 가장 최근 거래는 22억198만원에 손바뀜된 지난해 12월이다.

기준가가 시세와 비슷해지면서 물량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등에 따르면 공고 첫날인 전날 오전에만 16가구 중 5가구가 계약을 완료했다.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보류지 매각은 금액이 실거래가보다 낮거나 최소한 같아야 하는데 지난 보류지 매각은 최고가 수준으로 나오다 보니 거래가 안됐던 것"이라며 "지난 매각 때 관심이 있었지만 금액때문에 고민하던 사람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세차익이 크지는 않지만 강남 입지와 거주환경 등을 고려했을 때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으로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강남권에서까지 보류지 선착순 매각에 나선 만큼 당분간 시장 위축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최근 분양 당시보다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서울 주요지역 보류지 인기가 시들해지다 강남까지 선착순 매각이 나오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최상급지인 강남이 이런 상황이라면 전국적으로는 더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는 심리가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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