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 급등, 큰손들도 "바닥쳤다"…리튬 귀환에 양극재 부활하나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4.03.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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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가격 추이/그래픽=윤선정리튬 가격 추이/그래픽=윤선정


속절없이 떨어지던 리튬 가격이 한 달 사이 10% 이상 급등했다. 글로벌 리튬 공급을 주도하는 '큰 손'들도 일제히 리튬 가격이 바닥을 쳤단 진단을 내놓는다. 그동안 하락한 가격 탓에 리튬 생산업체들이 감산에 돌입한 데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후폭풍도 생각보다 크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LG화학 등 리튬으로 배터리 양극재를 만드는 기업들의 실적 반등이 주목된다.

6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 1일 기준 kg당 96.5위안을 기록했다. 지난 2월 2일 86.5위안에서 한 달 간 11.6% 뛰었다. 약 1년 만에 뚜렷한 가격 반등세가 나타난 셈이다. 리튬가격은 지난해 6월 300위안대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해 12월 2년 4개월만에 90위안선이 무너졌고, 올해 2월 초 86.5위안까지 추락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기) 국면에 진입해 수요가 둔화된 반면 중국을 중심으로 리튬 공급과잉 현상이 빚어진 때문이었다.



리튬가격 반등세와 맞물려 글로벌 주요 리튬 생산업체들은 일제히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세계 1위 리튬 생산업체인 미국 앨버말은 4분기 실적 발표 후 "낮은 리튬 가격은 지속 불가능하다"고 전망했다. 2위인 칠레 SQM의 히카르도 라모스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리튬 가격은 안정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리튬을 공급받아 양극재를 만드는 국내 업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김준형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총괄은 지난달 22일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 공장 착공식에서 "(리튬 등)원료 가격 반등세가 감지된다"고 말했다.

이런 예상의 근거는 감산이다. 호주 리튬 광산업체 코어리튬이 지난 1월 광산 한 곳의 채굴을 중단했고 또 다른 호주 광산업체 IGO는 올해 리튬 생산 목표치를 당초보다 7% 줄였다. 글로벌 공급과잉의 진앙지 중국도 엇비슷하다.. 중국 환경부가 리튬 주요 산지인 장시성 이춘시에 대해 환경검사를 실시하겠다 방침을 내놨다. 현지 언론은 CATL이 춘절 연휴 이후에도 이춘 소재 리튬 광산 채굴 작업을 재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속적 가격 하락 끝에 감산 국면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캐즘 탓에 둔화된 전기차 수요 후폭풍도 예상보다는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QM은 올해 리튬 수요는 최소 20%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앨버말도 올해 수요 증가폭을 10~20%로 제시했다. 올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 증가폭 전망치는 19%로 지난해 보다 13%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감산 효과를 감안하면 리튬 가격이 반등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리튬 가격 추락 탓에 실적이 둔화됐던 주요 양극재 업체들의 올해 성적표도 가격에 달렸다. 양극재 제조사들은 수개월 전 사둔 리튬으로 양극재를 제조해 배터리사에 납품하는데, 판가는 납품 시점 가격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리튬 가격이 떨어질수록 그만큼 손해를 보는 구조다. 하지만 가격이 오르면 그 반대 현상이 나타난다. 업계가 리튬 가격에 민감한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리튬 가격은 앞으로 서서히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가격 상승폭이 커지기 위해선 근본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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