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이 주도…1월 전산업생산, 24개월만에 3개월 연속 ↑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세종=유재희 기자, 박광범 기자 2024.03.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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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활동동향…전월比 0.4 % ↑
정부 "불확실성 여전 추이 지켜봐야"

산업활동동향 추이/그래픽=조수아산업활동동향 추이/그래픽=조수아


지난 1월 전(全)산업 생산이 24개월 만에 3개월 연속 증가했다. 그동안 부진했던 소비·건설지표에서도 훈훈한 바람이 불었다.

지표만 봤을 땐 연초 경기회복 흐름이 읽힌다. 하지만 정부는 "향후 추이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일시적 요인이 산업활동 지표를 흔들었고, 불확실성도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24년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4% 증가했다. 반도체(-8.6%)를 중심으로 광공업 생산이 전월보다 1.3% 줄었지만, 건설업 생산이 전월대비 12.4% 늘어나며 호조세를 보였다.



최근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반도체는 이번에도 '분기말' 영향을 받았다. 반도체 생산은 분기초에 생산이 줄고 분기말에 물량 '밀어내기' 영향 등으로 생산이 늘어나는 패턴을 보인다. 지난해에도 7월, 10월에는 반도체 생산이 감소하고 8월, 9월, 11월, 12월에는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 1월 소매판매(소비)는 화장품 등 비내구재(2.3%)에서 판매가 늘며 전월대비 0.8% 증가했다. 소매판매의 경우 두달 연속 증가세다. 설비투자는 기계류 등(-3.4%)와 항공기 등 운송장비(-12.4%)를 중심으로 전월보다 5.6% 감소했다.



가장 두드러진 지표 중 하나는 건설기성이다. 특정 시점까지의 시공 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은 지난 1월 건축(12.3%), 토목(12.8%)에서 모두 늘어나며 전월대비 12.4% 증가했다. 이는 2011년 12월(14.2%) 이후 12년1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지난 1월 산업활동은 전반적으로 개선된 모습을 보였지만 경기상황을 평가하기엔 모호한 측면이 많다. 특히 그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소비와 건설 지표에서 일시적 요인이 많았다. 소비만 하더라도 연초 갤럭시 S24 출시, 여행수요 확대 등에 영향을 받았다.

건설지표 역시 마찬가지다. 건설기성 실적이 유독 튄 것은 연초 LNG(액화천연가스) 터미널 공사와 서울 개포동 대규모 아파트의 마무리 공사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모두 일시적인 영향이다. 일시적 영향이 반영되지 않은 지난 2월 건설지표가 다시 나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건설수주에서 건설기성으로 이어지는데 통상 4~6분기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약 1년 전 건설수주는 썩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지난 1월 건설수주도 전년동월보다 53.6% 감소했다.

경기지표가 어느 정도 개선된 모습을 보이며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0.1%포인트(p) 상승한 99.7을 기록했다.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3개월 만에 상승했다. 하지만 지수가 100보다 작으면 현재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신중할 수밖에 없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100.3으로 전월대비 보합이었다.

기획재정부에서도 "소비가 지속적으로 반등할 것인지는 1개월 정도는 더 봐야 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다. 실제 소비 회복을 가로막는 고금리·고물가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월 2.8%까지 내렸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 들어 다시 3%대로 튈 가능성이 높다. 상반기 내 금리 인하 가능성도 옅어지는 분위기다.

기재부 관계자는 "소비와 건설지표 개선은 긍정적이나, 1월 일시적 요인 영향 등을 감안할 때 향후 추이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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