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엄상필, 신숙희 신임 대법관이 4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신임 대법관 취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4.03.04. [email protected] /사진=김근수
엄 대법관과 신 대법관은 이날 오전 대법원에서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이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배려하고 보호하는 것이 법원의 임무임을 잊지 않으면서 공동체와 다수의 이익을 함께 살피겠다"며 "실체적 진실 발견과 절차적 정당성의 실현, 그중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전 미국 연방대법관이 남긴 '당신이 마음속에 지닌 가치를 위해 싸워라.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따를 수 있는 방법으로 하라'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많은 사법부 구성원이 진심으로 동의하고 따를 수 있는 방식과 내용을 늘 고민하고 이를 실천하려 노력하겠다"고 했다.
대법관 공석이 모두 채워지면서 오는 4월부터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합 선고는 김 전 대법원장 퇴임 직전인 지난해 9월21일 선고 이후 중단되면서 5개월 넘게 멈춰있었다. 대법원은 조 대법원장 취임 이후에도 전합 심리만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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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합의체는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 등 13명으로 이뤄졌다. 전합 구성원 성향은 진보 5명, 보수 3명, 중도 5명으로 뀐다. 지난 1월 임기를 마친 안철상(중도)·민유숙(진보) 때와 비교해서 진보 성향은 1명 줄고 중도는 1명 늘게 됐다.
전원합의체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건의 판결을 확정하고 새로운 판례를 세워 우리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준다. 따라서 대법관들의 성향이 주목된다.
조 대법원장과 이동원·오석준 대법관은 보수로 분류된다. 또 기존 노태악·서경환·권영준 대법관은 중도다. 김선수·노정희·김상환·이흥구·오경미 대법관 5명은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특히 올해 안에 임기가 만료되는 대법관 4명 가운데 진보 성향이 3명이어서 향후 대법원의 진보 색채는 더욱 약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구체적으로 오는 8월 이동원(보수) 대법관과 김선수(진보)·노정희(진보) 대법관이, 오는 12월 김상환(진보) 대법관이 임기 만료로 퇴임한다.
이와 관련 부장판사 출신의 변호사는 "대법관이 중도냐 보수냐를 논하는 것이 법관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본다"며 "보수·진보도 중요하지만 판사가 사명감 및 도덕적 책임감을 갖고 판결에 자기 이념을 투영시키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