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 밖은 유럽 4’, 괴식이 '킬포'인 여성 멤버들의 신선함

머니투데이 최영균(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4.03.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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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아래 없는 수평적 관계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사진=tvN사진=tvN


tvN ‘텐트 밖은 유럽’이 시즌4 남프랑스 편으로 돌아왔다.

‘텐트 밖은 유럽’은 배우 출연자들의 슴슴하면서 훈훈한 케미와, 유럽 절경을 즐기는 재미를 전하며 근래 가장 성공한 여행 예능 시리즈 중 하나가 됐다. 유해진 진선규 박지환 윤균상이 함께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여행한 시즌1은 3.6%(이하 닐슨코리아)로 시작했고 최고 시청률 5.5를 기록, 시리즈의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이어 조진웅 최원영 박명훈 권율이 떠난 시즌2가 시청률 5.1%로, 다시 유해진 팀이 노르웨이로 떠난 시즌3가 5.4%로 첫 회를 시작하는 등 시청자들의 관심은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높아져 왔다. 이번 시즌4 역시 5.9%로 첫 회를 시작, 시리즈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시즌4 ‘텐트 밖은 유럽-남프랑스 편’은 큰 변화가 있다. 처음으로 멤버 전원이 여성 출연자다. 캠핑 경험이 만랩인 라미란을 중심으로 한가인 조보아 류혜영이 팀을 이뤘다. 한가인은 이번 프로그램 전까지 캠핑을 극혐했던 스타일이고 조보아도 캠핑 경험이 전무했다.

하지만 캠핑이 시작된 현재 3회까지 방송분에서는 각자 나름의 특징적인 모습으로 캠핑 여행에 녹아들고 있다. 라미란은 ‘다식원장’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다양하고 풍족하게 멤버들을 챙겨 먹인다. 한가인은 출발 전 한국부터 입고 있던 바지를 프랑스에 와서도 4일이나 안 갈아입는 등 엉뚱한 반전 매력으로 프로그램에 재미를 더 하고 있다.



사진=tvN사진=tvN
조보아는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성격으로, 예약을 담당하고 외국인 상대로 언어를 구사하는 등 ‘두뇌파’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류혜영은 캠핑 경험자로 라미란을 도우면서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활력소가 되고 있다. 이러한 개인적 캐릭터 정립과 함께, 멤버 간 관계 구축도 여행 예능 내내 다뤄지는 기본 설정인데 이번 남프랑스 편은 앞선 시즌들과 차이가 좀 있다.

시즌4의 멤버 사이에는 위계질서가 없다. 시즌1과 시즌3의 경우 형인 유해진을 리더로 다른 멤버들이 순응하며 따르는 순방향 위계에서 생기는 재미가 있었다. 시즌2는 막내인 권율이 외국어 구사 능력을 갖추고 여행 경험이 많아 리더를 맡아야 할 상황이라 나이 중심의 위계를 거스르는 데서 오는 흥미로운 상황들이 발생했다.


하지만 시즌4의 라미란은 더 많은 캠핑 경험으로 다른 멤버들을 챙길 뿐 이끌고 주도하지 않는다. 이는 남녀 집단의 차이일 수도 있지만 멤버들 간의 친분 문제 때문일 수도 있다. 시즌4는 라미란과 류혜영 정도만 같은 작품을 하면서 친분이 있을 뿐 한가인 조보아와는 이번 프로그램을 위해 처음 뭉친 사이다.

평소 친분이 꽤 있던 사이를 주축으로 팀이 조직됐던 앞선 시즌과는 다른 구성의 팀이라 그런지 관계의 풍경들도 시즌4는 좀 더 수평적으로 느껴진다. 그렇다 보니 위계 질서에 기반한 무조건 찬양(시즌1, 3)이나 위계가 역전된 상황에서 벌어지는 투닥거림(시즌2)이 재미를 만들었던 이전 시즌들과는 다른 분위기로 시즌4는 흘러간다.

관계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보다는 캠핑의 본질적인 요소들을 좀 더 집중해서 다루게 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먹방이다. 2회에서 캠핑 첫날 아침 식사 에피소드는 무려 30분이 넘게 방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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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김밥을 먹기로 하고 시작된 아침 식사는 누릉지를 먹고 고기를 굽더니, 바게트에 무화과와 감태를 올려 먹거나, 과일에 올리브 오일을 끼얹고 감태와 섞어 먹는 괴상한 요리로 계속 이어졌다. 3회에도 일반적인 모짜렐라 치즈 대신 냄새가 꼬릿한 블루치즈를 얹은 닭볶음탕 국물 볶음밥이 만들어지는 등 ‘괴식’은 거듭 등장하고 있다.

괴식이 시즌4의 신선한 재미라면 풍광들도 남프랑스 편은 이전과 차이가 좀 있다. 베르동이나 시스테롱처럼 앞선 시즌에서 만나던 웅장한 경관들도 여전히 등장하지만 시즌4에 주를 차지하는 풍광들은 무스티에 생트 마리나 지트 민박 마을처럼 꽃장식에, 할머니 뜨개질로 만들어진 앙고라 제품들 같은 동화를 연상시키는 소품들로 가득한 낭만적인 풍경의 마을들이다.

남녀의 성별 특징을 구분 짓지 않는 것이 추세이기는 하지만 ‘텐트 밖은 유럽’ 남프랑스 편의 여행지들은 여성 멤버들과 함께 했을 때 가치가 극대화되는 장소들이라는 점은 부정하기 힘들다.

‘텐트 밖은 유럽-남프랑스 편’은 네 번째까지 온 시리즈물이 새로움을 찾는 고민의 결과 같다. 남성 멤버로만 이어오면서 알게 모르게 고착화된 여행 예능 패턴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성 멤버들과 그에 어울리는 여행지들로 신선한 재미와 감성을 전하려 나선 듯한데 이는 시청률 결과에 따른 평가와는 별개로 충분히 의미 있는 시도라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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