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미국 경기는 어떻게 움직일까? 높은 금리에 따른 부담으로 침체 국면에 진입하게 될까? 아니면 경기 침체를 면하면서 경기가 완만하게 둔화하고 물가도 안정되는 이른바 '골든패스(Golden Pass)'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을까.
지난 1월 미국 경기선행지수는 지난달보다 낮은 -0.4%로 2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추세로 보면 지난해 4분기부터 반등하고 있다. 다만 22개월 연속 내림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경기침체 가능성의 시그널로 해석되기도 한다.
선행지수 구성 지표들 중 개선된 지표들의 비중을 보여주는 확산지수가 선행지수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반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선되는 지표의 수가 늘고 있음을 의미해 선행지수 흐름이 잘못된 신호이거나 일시적이지 아닐 수 있음을 보여준다.
더 주목할 것은 구성 지표 중 선행신용지수(Leading Credit Index)가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자금조달의 용이성을 평가하는 지표로서 신용위기 발생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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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위기 표면화는 경기침체가 단기간에 수요가 급속하게 위축되는 국면으로 중요한 척도가 된다. 이른 시일 내에 투자 수요를 위축시키고 실업을 늘리며 기업의 도산이나 부동산과 같은 자산 가격의 폭락 등 신용위기를 불러일으킨다.
지속되는 고금리가 경기 둔화 및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 예민하게 살펴볼 부분이다. 이 지표가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는 것은 신용위기 가능성이 크게 낮아져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경기의 침체 고리도 더 약화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디스인플레이션 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은 '골든패스'쪽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단서가 된다. 이 용어는 지난해 9월 시카고 연은 총재가 언급하며 주목받았는데 최근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골든패스에 보다 더 근접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난 1월 6번까지 금리 인하를 기대했던 것보다는 기대감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시장은 2분기 중 금리인하를 시작하고 연준이 점도표로 제시하는 3회보다는 많은 인하를 기다리고 있다. 시장의 기대치와 연준 눈높이가 맞춰져야 할 과제가 아직 남아 있다. 3월 FOMC가 다가올수록 이 논란은 더 격화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