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해지고 싶던 닌자 가족의 열혈 복귀전 '닌자의 집'

머니투데이 정명화(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4.03.0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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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가려진 은밀한 닌자의 세계 공개

사진=넷플릭스사진=넷플릭스


"닌자라니, 그건 무식한 사람들이나 하는말이지. 우리는 시노비야."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 그처럼 닌자도 익숙하지만 명확하게 잡히지 않는 불분명한 존재다. 액션영화와 애니메이션에서 익히 보아왔던 닌자. 닌자에 대한 현실적이고 현대적인 접근이 이색적인 작품 '닌자의 집'은 닌자를 가상에서 실존으로 좀 더 친근하고 사실적인 존재로 만들어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닌자의 집'은 총 8화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가족 서스펜스 액션 장르의 작품이다. 이 복잡하고 다채로운 장르의 수식어처럼 '닌자의 집'은 서사와 액션, 스릴이 어우러진 장르 복합체이자 가족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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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 대대로 닌자의 길을 걷고 있는 다와라 가. 핫토리 한조의 후손인 다와라 가는 수년 전 여성 정치인 납치 사건에서 가문의 숙적인 후마 가문을 물리치고 장남 '가쿠'를 잃은 뒤 은퇴해 모두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 아버지 '소이치'는일본 전통 주류를 생산하는 양조장을 운영하지만 망하기 일보 직전이다. 차남인 '하루'는 형을 죽게 했다는 죄책감에 빠져 자판기 보중업체에 트럭배달을 하며 무기력한 일상을 보낸다. 엄마 '요코'는 평범한 생활로 인한 욕구불만을 마트에서 생필품을 훔치는 것으로 대신하고, 딸 '나기'는 남몰래 박물관에서 문화재를 훔친 뒤 다시 돌려주는 괴도로 활동하는 낙으로 살아간다. 닌자를 관리하는 비밀 조직의 끈질긴 복귀 요청에 제일 먼저 닌자 활동을 시작하는 엄마 요코. 그리고 하루는 호감을 갖고 있던 여기자 '카렌'이 자신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그녀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에 유람선 살인사건의 배후를 함께 조사하기 시작한다.

평범하고자 했으나 절대 평범해질 수 없는 다와라 가의 가족들. 내면의 들끓는 닌자의 피와 가족을 잃은 상실감, 서로에 대한 오랜 무관심은 이들 가족에게 미세한 균열을 만들고 있었다. 서로에게 말하지 않은 비밀을 간직하고 아픔을 삭이며 각자의 방법으로 평범한 사람처럼 살아보려 했지만, 닌자의 숙명이 그들을 다시 어둠의 길로 이끈다.

사진=넷플릭스사진=넷플릭스

'닌자의 집'은 닌자 가족이라는 이색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일본인 특유의 가업을 잇는 전통과 현실적인 괴리감을 드라마적인 재미를 더해 풀어낸다. 여기에 보는 이의 호기심을 끄는 닌자의 삶과 그들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이 그려지며 흥미를 배가시킨다. 극중 다와라 가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할머니는 닌자의 훈련법, 암호, 소통방식 등 가장 전통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특히 작품 속에서 닌자라고 부르는 사람들에 대해 "그건 못 배운 무식한 사람들이나 하는 말"이라며 "우리는 시노비"라고 일갈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우리에게는 그닥 큰 차이가 없어보이는 닌자와 시노비에 대해 그들은 시노비라는 자부심을 드러낸다. 시노비는 '남몰래 뭔가를 하는'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어둠 속에서 소리없이 그림자처럼 암약하는 닌자의 특징을 압축적으로 설명하는 단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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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자의 집'은 일본 청춘 스타 가쿠 겐토가 기획과 주연을 맡고 '바람의 검심' 등에서 일본 전통 사무라이 역을 소화한 인기배우 에구치 요스케, '워터보이즈',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백야행', '크로우즈' 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야마다 다카유키, '링' 시리즈의 사다코 역으로 낯익은 기무라 다에 등 유명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여기에 감각적인 음악과 박진감 넘치는 닌자 액션이 이질적이면서도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내며 액션 쾌감을 더해준다. 하지만 일본 작품 특유의 감상적이고 오글거리는 전개, 산만한 편집 등은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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