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 143㎞만 나와도 치기 어려워" 한때 RYU 이을 에이스 자원, 어깨 부상→5선발 경쟁부터 다시 출발

스타뉴스 고친다(일본 오키나와)=양정웅 기자 2024.03.0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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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민우가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투구를 하고 있다. 한화 김민우가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투구를 하고 있다.


류현진(37) 이후 10년 만에 한화 이글스에서 처음으로 2년 연속 개막전 선발투수로 낙점받았던 김민우(29). 지난해 잠시 주춤했던 그가 이번 시즌을 앞두고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최원호(51) 한화 이글스 감독은 1일 한화의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의 고친다 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민우가) 호주 캠프 때만 해도 그렇게 좋다는 느낌을 못 받았는데, 엊그제(2월 28일) KT전에는 좋았다"고 평가했다.



김민우는 지난달 28일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4 KBO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 2⅔이닝 동안 48개의 공을 던지며 1실점을 기록했다. 안타는 3개를 내줬지만 4사구는 하나도 없었다. 2회까지 깔끔한 투구를 보여준 후 3회 연달아 안타를 맞은 점이 아쉬웠을 뿐이었다.

최 감독은 "그날은 볼에 힘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투수들은 직구에 타자들 타이밍이 어떻게 걸리는 지를 봐야 된다. 정타로 빵빵 나가면 생각보다 볼이 안 가는 거다"며 "그날은 빗맞으면서 파울 되는 것도 있고, 헛스윙도 있었다. 직구가 타이밍도 늦고 그렇다는 건 타자들이 느끼는 체감 속도가 빠른 거다"고 이야기했다.



한화 김민우가 지난달 28일 KT와 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다. 한화 김민우가 지난달 28일 KT와 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다.
김민우는 한화 토종 선발진의 핵심적인 인물이었다. 마산용마고를 졸업하고 2015년 한화에 입단한 그는 오랜 담금질을 거쳐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2020년 그는 26경기 132⅔이닝을 소화하며 5승 10패 평균자책점 4.34의 성적을 거뒀다. 이에 2021시즌에는 데뷔 후 처음으로 개막전 선발로 낙점받았고, 그해 김민우는 155⅓이닝을 투구해 처음으로 규정이닝을 소화하며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00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2022년에도 팀의 첫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온 그는 류현진(2011~2012년) 이후 10년 만에 2년 연속 개막전 선발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전반기 5.00의 평균자책점으로 흔들렸지만 후반기 들어 3.58로 확 낮추면서 개인 최다 이닝(163이닝)을 기록했다(시즌 6승 11패 평균자책점 4.36).

그러나 지난해에는 다소 아쉬웠다. 개막 2선발로 시작한 김민우는 12경기에서 1승 6패 평균자책점 6.97로 부진했다. 설상가상으로 6월 14일 사직 롯데전에서 1이닝만을 소화한 후 강판됐고, 오른쪽 어깨 삼각근 부분 파열 진단을 받아 시즌아웃되고 말았다. 3년 동안 발전을 이뤄왔던 김민우에게 잠시 멈춤의 시간이 찾아왔다.


한화 김민우가 지난해 6월 13일 롯데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한화 김민우가 지난해 6월 13일 롯데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어깨 부상은 투수에게는 치명타다. 최 감독도 "문제는 지난해 어깨가 안 좋았던 이후 구위가 떨어진 것이다"고 걱정할 정도였다. 하지만 김민우는 비시즌 자비를 들여 미국에서 훈련을 진행할 정도로 구슬땀을 흘렸다. 그 결과는 오키나와에서부터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최 감독은 "(김)민우가 시속 143~144km 정도만 때려주면 민우 볼을 치기 쉽지 않다"며 "커맨드가 좋지 않기 때문에 볼끝이 없으면 힘들다"고 진단했다. 적어도 현 시점에서는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화는 현재 4선발까지는 가득 찬 상태다. 부동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할 류현진과 외국인 듀오 리카르도 산체스, 펠릭스 페냐가 든든히 지키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신인왕 문동주 역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김민우는 남은 한 자리를 두고 신인 황준서 등과 경쟁하고 있다.

최 감독은 "(김)민우는 그래도 선발 경험도 3년 정도 있고, 꾸준히 100이닝 이상을 던졌다"며 그동안의 업적을 언급했다. 이제 구위만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온다면 선발 자리를 차지하는 건 어려운 것도 아니다.

한화 김민우. 한화 김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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