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민우가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투구를 하고 있다.
최원호(51) 한화 이글스 감독은 1일 한화의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의 고친다 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민우가) 호주 캠프 때만 해도 그렇게 좋다는 느낌을 못 받았는데, 엊그제(2월 28일) KT전에는 좋았다"고 평가했다.
최 감독은 "그날은 볼에 힘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투수들은 직구에 타자들 타이밍이 어떻게 걸리는 지를 봐야 된다. 정타로 빵빵 나가면 생각보다 볼이 안 가는 거다"며 "그날은 빗맞으면서 파울 되는 것도 있고, 헛스윙도 있었다. 직구가 타이밍도 늦고 그렇다는 건 타자들이 느끼는 체감 속도가 빠른 거다"고 이야기했다.
한화 김민우가 지난달 28일 KT와 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다.
2022년에도 팀의 첫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온 그는 류현진(2011~2012년) 이후 10년 만에 2년 연속 개막전 선발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전반기 5.00의 평균자책점으로 흔들렸지만 후반기 들어 3.58로 확 낮추면서 개인 최다 이닝(163이닝)을 기록했다(시즌 6승 11패 평균자책점 4.36).
그러나 지난해에는 다소 아쉬웠다. 개막 2선발로 시작한 김민우는 12경기에서 1승 6패 평균자책점 6.97로 부진했다. 설상가상으로 6월 14일 사직 롯데전에서 1이닝만을 소화한 후 강판됐고, 오른쪽 어깨 삼각근 부분 파열 진단을 받아 시즌아웃되고 말았다. 3년 동안 발전을 이뤄왔던 김민우에게 잠시 멈춤의 시간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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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민우가 지난해 6월 13일 롯데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최 감독은 "(김)민우가 시속 143~144km 정도만 때려주면 민우 볼을 치기 쉽지 않다"며 "커맨드가 좋지 않기 때문에 볼끝이 없으면 힘들다"고 진단했다. 적어도 현 시점에서는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화는 현재 4선발까지는 가득 찬 상태다. 부동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할 류현진과 외국인 듀오 리카르도 산체스, 펠릭스 페냐가 든든히 지키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신인왕 문동주 역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김민우는 남은 한 자리를 두고 신인 황준서 등과 경쟁하고 있다.
최 감독은 "(김)민우는 그래도 선발 경험도 3년 정도 있고, 꾸준히 100이닝 이상을 던졌다"며 그동안의 업적을 언급했다. 이제 구위만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온다면 선발 자리를 차지하는 건 어려운 것도 아니다.
한화 김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