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않은 전공의…4일부터 면허정지 들어간다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4.03.0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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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스1지난 29일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가 미처벌 마지노선으로 정한 전공의 복귀시한이 지났지만 대다수 전공의들은 의료현장으로 돌아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1일부터는 계약 종료나 포기 등으로 전임의, 인턴도 출근하지 않으면서 대형병원의 의료공백은 심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오는 4일부터 미복귀 전공의에 대해 면허정지 등 행정·사법절차에 들어갈 방침이다. 공보의, 군의관 등도 투입한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많은 전공의들의 복귀 의사를 내비치지 않고 있다. 서울의 한 '빅5' 병원 관계자는 "체감상 복귀 인원은 매우 미미할 정도로 소수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가장 최근 집계를 보면 지난 28일 11시 100개 수련병원 서면 보고 기준 의료 현장에 복귀한 전공의는 294명으로 파악됐다. 1명 이상 복귀한 병원은 32개소, 10명 이상 복귀한 병원은 10개소이며 최대 66명이 복귀한 병원도 있다.

일부 전공의는 다른 전공의들의 복귀 여부, 사직서 등 관련 행정절차 등을 문의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전체 1만3000여명의 전공의들 대비 복귀한 전공의 수는 미미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지난 28일 오후 7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 점검 결과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는 9997명(소속 전공의의 약 80.2%),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는 9076명(소속 전공의의 약 72.8%)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9438명에 업무개시명령을, 7854명에는 업무개시명령 불이행 확인서를 징구했다.

정부는 기계적 법 집행을 예고한 대로 오는 4일부터 미복귀한 전공의에 행정·사법조치를 실시할 계획이다. 김충환 중수본 법무지원반장은 "3월4일 이후에는 두 가지가 있다. 행정절차법상 처분을 위한 절차가 시작이 되고 사전통지하고 의견 진술 기회를 주는 절차로 진행된다"며 "사법 절차는 고발을 말하는데 그거는 법과 원칙에 따라 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일부 전공의만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닌 전체 미복귀 전공의에 법 집행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전공의들에 2~3개월의 면허정지 처분이 우선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1~3일 연휴기간 복귀자는 정상참작을 고려 중이다.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이행하지 않으면 면허취소까지 가능하다. 의료법에 따르면 의료진이 집단으로 진료를 거부할 경우 업무개시명령이 가능하고 이에 따르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자격정지, 3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또 금고 이상의 실형·선고유예·집행유예를 받으면 면허 취소가 가능하다. 정부는 구제 절차는 없을 것이며 1심 판결만으로 면허 취소 행정 처분을 내릴 수 있다고 했다.

또 '응급실 뺑뺑이' 같은 사고 발생 시 부재한 의료진에 책임이 돌아갈 수도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은 "만약에 부재한 전공의 때문에 그 타임에 원래 있었어야 되는 의사가 없어서 사고가 벌어졌다 그러면 사실은 부재한 전공의에게도 책임 소재가 돌아갈 수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정부는 집단행동이 계속될 경우 현장 불편이 커질 것에 대비, 상급종합병원이 응급과 중증 진료 기능을 대폭 강화할 수 있도록 인력을 추가 채용하거나 교수·전임의가 당직근무를 서는 경우 예비비를 통해 지원할 계획이다. 경증환자는 다른 협력병원으로 옮겨 진료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 수가도 인상한다.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공보의 150명과 군의관 20명을 이달 중 우선 투입하고 상황에 따라 추가 투입도 준비한다.

향후에는 직접 환자가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에 방문하지 못하게 119구급대 또는 병원간 전원환자만 응급실 수용하고, 상급종합병원 이용시 2차병원 진료의뢰를 의무화하는 등 한시적 규제도 검토 중이다.

국립대병원 교수 전원은 2027년까지 현재보다 1000명 증원해 지역과 필수의료를 강화하고 의학 교육의 질과 임상·연구 역량을 제고할 방침이다. 서울대병원을 포함하면 교수 증가 인원은 더 많아질 수 있다.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고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은 적극 지원한다. 진료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현장의 진료에 장애나 부담이 없도록 최대한 배려할 예정이다.

한편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는 오는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에서 약 3만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총궐기대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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