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가 안아달라는데 거절? 그만둬"…다리수술 어린이집 교사 '눈물'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4.03.01 06:30
글자크기
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다리 통증으로 수술하고 재활치료한 어린이집 교사에 '자질부족'이라며 그만두라고 갑질한 사연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어린이집 교사로 근무 중인 A씨는 다리 통증이 심해 3개월 휴직을 받고 수술 및 재활치료를 한 후 최근 복직했다고 털어놨다.



일상생활에는 문제가 없지만 뛰거나, 아이를 무릎에 앉히거나 안아올리는 것은 힘든 일이었기에 A씨는 아이들에게 양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복직 후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몸이 안 나아서 안아줄 수가 없다, 안기고 싶으면 포옹만 하자'고 설명했다"면서 "아이들은 한번에 숙지가 안되기 때문에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안아달라고 했고 그게 싫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들어올리진 못해도 몸을 숙여 안아줬다고 했다.



문제는 학부모들 민원이었다. A씨는 "부모들이 우리 아이가 안아달라 했는데 거부했다고 민원이 왔다"며 "어제 하원하는 아이들 마중해주면서 학부모들과 인사를 하는데 한 명이 '그정도면 그만둬야 하지 않냐'고 하더라"고 전했다.

A씨는 계속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학부모는 '아이가 안아달라고 했는데 거절하는 사람이 (교사) 자격이 있냐'고 계속 따졌고 A씨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주변의 만류로 20여분간 지속된 언쟁은 끝났지만 A씨는 그만둬야 하나 회의감이 생긴다고 했다. 그는 "입원해 있으면서 아이들 보고 싶었고 건강해지고 싶었는데 너무 꿈만 꾸고 있었나보다"며 "아이들에게 해가 된다면 깔끔하게 그만두려고 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에 누리꾼들은 "극한직업이다" "아이가 안아달라고 하면 다 안아줘야 하냐?" "학부모가 안하무인이다" "아이보다 선생님 건강이 우선이다" "본인 생각해서 실업급여 달라하고 쉬어라" "학부모가 나쁘지만 몸이 먼저다" "애들이 15~25kg인데 들어서 안다가 골병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자신도 보육교사라고 밝힌 또다른 누리꾼은 "0세반 하는데 애가 너무 울면 포대기로 업어줬다. 그랬더니 그걸 안 엄마가 힙시트 주면서 자기애 힙시트로 안아주라고 하더라"며 A씨에 공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