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중국 회복 요원한데…떨어진 알루미늄값, 찬바람 불면 오른다?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4.03.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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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로 살아남기]알루미늄 가격 '뚝'…언제 올라갈까?

편집자주 2022년 원자재 가격 급상승으로 전 세계 증시가 충격을 먹었습니다.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이 넘쳐 났지만 한편에선 원자재 수퍼사이클을 기회삼아 투자에 나서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원자재 시장의 흐름을 꼼꼼히 분석해 '원린이'들의 길라잡이가 돼 드리겠습니다.

'큰손' 중국 회복 요원한데…떨어진 알루미늄값, 찬바람 불면 오른다?


알루미늄 가격이 뚝 떨어졌다. 중국의 경기침체가 계속된 여파다. 공급 불안을 키우는 요소들이 존재하나 가격 상승을 예상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지지부진한 흐름을 계속 보일 것으로 전망하나 올 하반기 반전을 꾀할 것으로 본다.

지난달 29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영국 LME금속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알루미늄 선물 가격은 이달 들어 3.93% 하락했다. 주요 산업 및 비철금속 중 가장 하락폭이 컸다.



중국의 부동산 경기침체가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알루미늄은 건축자재, 항공기, 건설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사용되는데 중국이 알루미늄 소비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세계금속통계국(WBMS), 신영증권 등에 따르면 2017년 중국의 알루미늄 소비량은 3191t(톤)으로 전세계 소비량(5927t)의 53.8%다.

아울러 러시아산 비철금속 제재안이 나오지 않자 하방 압력을 키웠다. 시장은 앞서 러시아 야당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 사망 이후 미국 정부가 러시아산 알루미늄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최종 발표된 대러시아 제재안에 비철금속 관련 내용은 없었다. EU(유럽연합) 러시아 제재안에도 알루미늄이 포함되지 않는 등 공급 측 불안요인을 해소시켰다.



생산량도 늘어나고 있다. 국제알루미늄협회(IAI), 삼성선물 등에 따르면 1월 글로벌 알루미늄 생산량은 전년 동기보다 2.4% 증가한 604만t을 기록했다. 천연가스 가격이 최저치를 기록하며 생산을 중단했던 유럽 알루미늄 제련소들이 하나둘씩 생산을 재개한 덕분이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해 문을 닫았던 유럽 알루미늄 제련소들이 운영을 재개하고 있다"며 "2월 알루미늄 생산량도 점진적으로 증가했을 것"이라고 했다.

/사진=삼성선물 제공/사진=삼성선물 제공
하지만 아직 공급 불안을 키우는 요소들이 있다. 알루미늄의 원재료는 보크사이트인데, 최대 매장국인 기니의 광산 노조가 최근 무기한 총파업을 발표했다. 기니의 보크사이트로 알루미늄의 전단계인 알루미나를 생산하는 중국은 생산에 차질이 갈 가능성이 높다. 최근 중국 항구에 보관하는 보크사이트 재고는 5년 내 최저 수준이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보크사이트 광산도 운영 중단 위기에 처했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RKAB(광산업자 생산 쿼터) 승인이 늦어지면서 현재 광산회사들의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보크사이트 생산량 5위를 차지해 알루미늄 공급 불안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알루미늄 가격이 당분간 올라가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 보크사이트 공급 우려가 있지만 중국의 수요 둔화가 가격 상승을 막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2022년 원자재 대란 때 t당 2380달러를 상회했지만 현재 t당 219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오히려 올 하반기에 알루미늄 가격이 올라갈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기상이변 현상인 라니냐가 진행되면 전력 가격이 올라가는데 이 가격이 전가돼 알루미늄 가격 상승을 불러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알루미늄의 생산비용 구조를 살펴보면 전력만 37%로 원재료인 알루미나보다 크다"며 "사실상 전력 가격은 알루미늄 가격인 셈"이라고 했다.

이어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확장되고 있지만 알루미늄 생산의 주요 전력원은 여전히 석탄 화력발전으로 라니냐발 강추위 수혜자인 연료탄과 이를 동행하는 알루미늄이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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