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송 영상 캡처](https://thumb.mt.co.kr/06/2024/02/2024022911087210687_1.jpg/dims/optimize/)
일단 너른 시야를 통해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파악하고, 파악이 되면 이 캐릭터를 고착화해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이런 인물들은 보통 엠넷의 프로그램에서 ‘트러블 메이커’가 된다. 본인의 의도와 다르게 이러한 편집방향의 희생양이 된 사람들이 만든 단어가 바로 ‘악마의 편집’이다. 욕을 사서 먹는 ‘어그로 캐릭터’ 그리고 특정한 의도를 갖고 캐릭터를 쫓아가는 ‘악마의 편집’, 또한 대단한 일이 일어나지 않지만 마치 대단한 일이 일어난 것처럼 예고의 상황을 부풀리는 ‘낚시성 예고’ 등 이 모든 것을 종합하면 ‘엠넷한다’는 부정적인 단어가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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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상대적으로 많은 채널 중 뒤늦은 타이밍에 연애 리얼리티에 합류한 엠넷은 확실한 그들만의 스타일로 차별화를 꾀했다. 남녀 각각 50명의 출연자가 등장하는 ‘매머드급’ 소개팅이었다. 지난달 30일부터 시작한 ‘커플팰리스’는 연애 리얼리티를 가장 엠넷다운 성격으로 변주했다.
일단 세트 자체가 ‘슈퍼스타K’ ‘프로듀스 101’을 연상하게 하는 대형 느낌이다. 그리고 출연자도 100명이 되다보니 마치 101명이 등장하는 ‘프로듀스’ 시리즈가 생각난다. 거기에 엠넷 특유의 날 것 느낌을 더했다. 제작진은 이 프로그램을 ‘연애 서바이벌’이라 칭하지 않았다. ‘결혼 서바이벌’이라고 했다. 100명의 남녀는 결혼을 간절히 원하고 있고, 프로그램 속 만남을 통해 결혼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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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엠넷](https://thumb.mt.co.kr/06/2024/02/2024022911087210687_3.jpg/dims/optimize/)
간단하게 자신을 소개하는 말이 있긴 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매칭을 성사해야 하기에 출연자들의 시선은 외적인 부분을 향한다. 외모와 체형 등 외형이 있고, MC들은 친절하게 이들의 직업과 자산규모, 연봉규모까지 설명한다.
그런데 최초 선택은 남자들이 나오면 여자들이 선택하는 방식이었다. 남자들의 스펙을 본 여자들이 남자들을 선택하면, 남자들은 오로지 그들 중 자신이 마음에 든 사람(대부분은 외모를 볼 수밖에 없다)을 선택한다. 남자는 능력, 여자는 외모라는 공식이 자연스럽게 성립할 수밖에 없다. 이후 여자의 스펙이 등장하고 남자가 이를 고르지만, 1라운드 여자들의 선택 이후 데이트라는 이벤트가 있었기에 호감도는 어느 정도 결정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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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은 ‘팰리스위크’에 돌입해서도 자신의 경제상황을 자세히 공개해야 하고, 심지어 기간 중 상대의 부모님도 만난다. 잘 만나는 커플도 있지만, 파국을 맞는 커플도 있다. 이러한 탈락 시스템은 마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떨어지는 출연자를 쫓는 카메라와 유사하다.
하지만 오디션 프로그램과 연애 리얼리티는 다른 점이 있다. 정당한 기준만 있다면 오디션 탈락은 재기의 가능성이 주어지지만, 자신의 많은 것을 공개한 연애 서바이벌의 탈락은 출연자에게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상이 다 공개된 부담만이 남을 따름이다. 제작진은 결혼에 있어서 조건과 스펙이 ‘고효율’을 보장한다는 사실은 강조하지만, 결국에는 한 발 물러나 넌지시 그러한 조건에 많은 출연자가 몰입하는 과정에만 집중한다. 그리고는 말한다. ‘결혼은 현실’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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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몰래카메라로 커플의 파국을 중계하면서 명성을 쌓았던 엠넷이다. 시대가 바뀌었지만, 연애를 보는 이들의 시선은 많이 달라지지 않았다. 오디션을 통해 학습한 ‘규모 키우기’에만 집중하고 있을 따름이다. 엠넷이 오랜만에 다시 ‘엠넷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의 결혼은 ‘엠넷하지 않아야 할’ 소재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