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파마와 기술수출 논의" 삼성도 '픽'한 이 기업, 'ADC 강자' 노린다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2024.03.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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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투셀 주요 기반기술 및 파이프라인.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인투셀 주요 기반기술 및 파이프라인.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항암 시장 '대어'로 떠오른 ADC(항체-약물 접합체)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핵심이 되는 '링커'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ADC에서 링커는 앞과 뒤에 각각 항체와 약물을 붙이는 '딱풀' 역할을 하는데, 뒤쪽 링커는 앞쪽 링커보다 개발 조건이 까다로워 글로벌 기업도 애를 먹고 있다. 현재로선 미국의 ADC 개발사 씨젠이 유일하게 해당 기술을 보유한 가운데 국내에선 인투셀이 후발주자로 나서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ADC 신약을 공동개발 중인 인투셀은 올해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글로벌 'ADC 강자'에 도전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ADC 플랫폼 개발 기업 인투셀은 파이프라인 전임상을 연말까지 완료하고 IND(임상시험계획)를 신청할 계획이다. 지난달 27일 전문평가기관 SCI평가정보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각각 'A'등급을 획득,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도 통과했다. 오는 10월 전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4~5월 상장예심을 청구할 예정이다.



인투셀의 핵심 기반 기술은 링커다. ADC를 개발하려면 항체와 약물을 각각 앞·뒤쪽에 접합하는 합성기술 '링커'가 필요하다. 항체를 연결하는 앞쪽 링커(Conjugation chemistry)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약 40개의 기술이 알려져 있고 7개 정도가 주로 쓰이고 있다. 문제는 약물을 붙이는 뒤쪽 링커(Cleavage chemistry)다. 앞쪽 링커는 항상 안정적으로 연결돼있어야 하지만, 뒤쪽 링커는 잘 붙어 있다가 암세포에 도달하면 제때 끊어진 뒤 약물을 방출해 암세포를 사멸해야 한다. 계속 붙어있는 게 아니라 '붙어있다' 적절한 때 '떨어지는' 기술이기 때문에 앞에서 항체를 연결하는 링커보다 개발 난도가 높다.

글로벌 ADC 시장 규모. /사진=조수아 디자인기자글로벌 ADC 시장 규모. /사진=조수아 디자인기자
이전까지 약물-링커 범용기술을 가진 곳은 지난해 화이자가 인수한 미국의 씨젠이 유일했다. 이에 인투셀은 아민 계열은 물론 페놀 계열 약물에도 적용되는 링커 기술 '오파스'(OHPAS)를 개발, 범용성을 키우며 차별점을 뒀다. 씨젠의 링커가 아민 계열 약물에 특화된 접합기술인만큼 페놀 계열에도 적용되는 인투셀 기술에 대한 수요가 클 것으로 보인다. 인투셀은 오파스를 기반으로 B7-H3(비소세포폐암 등 여러 암종에서 발현되는 단백질) 항원을 타깃 하는 항체와 듀오카마이신 약물을 붙인 후보물질을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갖고 있다. 인투셀은 전임상을 오는 연말까지 완료한 직후 IND를 신청할 계획이다.



인투셀 관계자는 "임상 1상 승인을 받은 뒤 바로 기술 수출을 원하는 글로벌 빅파마들이 여러 곳 있다. 이에 관련 논의를 진행했고 현재 (기술 수출) 시점을 기다리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며 "링커 플랫폼 기술을 수출하는 것이 인투셀의 기본 수익 모델"이라고 말했다. 앞서 인투셀은 스위스 ADC 개발기업 ADC테라퓨틱스에 플랫폼 기술을 이전한 바 있다.

다만, 특히 바이오 업계를 바라보는 거래소의 상장 허들이 높아진 점과 비교적 후발주자란 점은 불리한 요소다. 앞서 피노바이오 비상장 역시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지만 거래소 심사 기간이 길어지면서 결국 자진 철회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 심사기준이 강화돼 상장이 어려워지면서 자금조달도 힘들어졌다"며 "기술 차별성에 상관없이 기술수출 실적과 임상진도 등 데이터를 요구받는 상황이라 바이오산업 전체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고 전했다. 인투셀 관계자는 "다른 회사에 비해 늦게 출발해 우리 기술로 임상 진도까지 나간 게 없는 건 맞다"라면서도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은 (IND 신청 후인) 내년 상반기쯤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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