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하이넷에 증자 불가피...부담 더 커진다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김훈남 기자 2024.03.0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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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가 13일부터 수소 승용차 구매 지원 신청을 받는다. 보조금을 신청할 수 있는 차종은 현대자동차의 중형 SUV '넥쏘'로 구매자는 3천250만원의 보조금과 세제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차량 구매 시 지원되는 보조금 외에도 개별소비세 400만원, 지방교육세 120만원, 취득세 140만원 등 최대 660만원의 세제감면과 함께 공영주차장 주차요금과 고속도로 통행료 50% 할인, 남산터널 혼잡통행료 면제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수소충전소에 /사진=뉴스1 서울시가 13일부터 수소 승용차 구매 지원 신청을 받는다. 보조금을 신청할 수 있는 차종은 현대자동차의 중형 SUV '넥쏘'로 구매자는 3천250만원의 보조금과 세제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차량 구매 시 지원되는 보조금 외에도 개별소비세 400만원, 지방교육세 120만원, 취득세 140만원 등 최대 660만원의 세제감면과 함께 공영주차장 주차요금과 고속도로 통행료 50% 할인, 남산터널 혼잡통행료 면제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수소충전소에 /사진=뉴스1


수소에너지네트워크(하이넷)의 부도 위기, 한국가스공사 (28,150원 ▲200 +0.72%)의 증자 거부 등은 수소 생태계 조성의 초대형 악재다. 수소차 대중화의 근본이 수소 충전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하이넷의 2대주주이자 수소사회로의 대전환을 선언한 현대차 (241,500원 ▲4,500 +1.90%)그룹의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900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서울 시내 수소차 충전소는 △오곡 △강동 △광진 △국회 △마곡 △상암 △서소문청사 △양재 △도봉 △여의도 등 10곳에 불과하다. 하이넷이 전국에 운영 중인 수소 충전소는 45개소. 아직까지 수소 충전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충전 인프라의 부족은 수소사회로의 전환의 최대 걸림돌이다. 수소 사회 전환의 신호탄이었던 현대차의 수소전기차(FCEV) 넥쏘는 2018년 국내에서 827대가 판매된 것을 시작으로 2020년 6400대, 2022년 1만300여대까지 판매가 확대됐지만 지난해(4631대) 판매가 감소했다. 신차가 출시되지 않은 영향도 있지만 충전소 부족 역시 판매 부진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충전소를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하이넷의 재정 악화는 수소 생태계 조성을 늦출 수 있는 커다란 악재다.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먼저 미래 에너지로 수소를 선언하고도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환경부의 올해 수소승용차 보급목표인 6800대 역시 수소충전 인프라 확충없이는 달성하기 어려운 숫자다.



하이넷 관계자는 "우리는 돈을 버는 기업이 아닌 수소 생태계 조성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기업"이라며 "충전소가 원활하게 설치되고 사용되는데 집중하고 싶은데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수소 에너지 개발에 진심인 현대차그룹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에너지와 관련해 그동안 많은 투자를 해왔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차 뿐만 아니라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및 활용의 모든 단계에 해당하는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최근에는 현대모비스의 수소사업부를 현대차로 이관하기도 했다. 하이넷 역시 현대차의 지분이 가스공사 다음으로 많다.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4'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4'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때문에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하이넷에 증자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하이넷 역시 한국가스공사보다는 현대차의 증자 가능성을 높게 바라보고 있다.

실제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수소 (사회 전환이) 어렵다고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고 안 하면 뺏길 수 있다"며 "사명감을 갖고 과감하고 꾸준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0년 전 배터리 전기차(EV)가 이렇게 될 줄 몰랐다"며 "수소 역시 기술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궁극적으로 친환경 에너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룹의 역량을 모두 모아 수소 생산부터 활용까지 전체 밸류체인을 바라봐야 한다"고 밝혔다. 수소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해 현대차그룹이 앞으로 얼마만큼의 자금을 투입해야 할지 알 수 없다. 수소 충전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증자를 한다고 하더라도 당분간 충전 사업은 수소 원가 등 문제로 적자가 불가피하다"며 "정부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내년에 넥쏘 후속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수소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현대차그룹은 이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스공사가 손을 떼면서 현대차그룹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현재 수소충전소의 적자를 예산으로 보전해 주고 있고 충전소가 정상가동되지 않으면 소비자의 불편과 무공해차 보급 지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하이넷에 참여한 주주회사 모두 수소에너지 전환에 책임감을 갖고 운영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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