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철 LG전자 사장(H&A사업본부장)은 2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키친앤베스쇼(KBIS)에서 "올해부터 빌더(건설업자) 중심의 북미지역 B2B 생활가전 시장을 공략해 3년 내 시장 지위를 현재 5~6위에서 3위권 이내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LG전자
2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키친앤베스쇼(KBIS)에서 류재철 사장(H&A사업본부 본부장)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100명 수준으로 완성한 '프로빌더' 조직을 선두에 배치해 현재 5~6위 수준인 생활가전 B2B 시장의 지위를 3년 내 톱3 내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리테일을 포함한 전체시장에서는 이미 월풀을 넘어서 상위 3사에 들었지만, 유독 진입장벽이 높은 B2B 시장에선 중위권에 머물고 있다. 현재 1조원 미만으로 추정되는 B2B 매출을 3년 내 두 배 이상으로 끌어올려 상위사에 오르겠다는 의미다. 전체 규모로 보면 크지 않지만 빌더 시장을 잡는다면 꾸준한 매출은 물론이고, 고급 브랜드로서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
건설업자 공략할 전담조직 'LG 프로빌더' 신설
유럽에 이어 미국 정부도 최근 화석연료 사용과 탄소배출을 줄이는 전기화 및 친환경 트렌드 지원을 늘리고 있다. 미국은 이르면 올 2분기부터 탄소를 저감하는 히트펌프 기술이 적용된 가전과 냉난방기 등을 구입하면 세금 공제나 보조금 지원과 같은 혜택을 제공하는 IRA법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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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이런 맥락에서 히트펌프 제품에 역량을 집중해 미국의 전기화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미국의 주거 전기화 시장은 현재 약 100억 달러(13조 31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매년 15% 이상의 성장이 기대된다. 만일 미국에서 100만 가구가 집안의 주요 가전을 모두 전기화한다면 기존 가스식 대비 연간 최대 60%, 약 300만톤의 탄소 저감을 예상할 수 있다.
이날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정규황 북미지역대표는 "미국 주택시장이 기준금리 상승으로 위축돼 있지만 지난해도 신규 주택건설 규모가 130만 가구로 평균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올해 사업을 확장하면 하반기부터 금리가 내려가 내년 이후로 주택건설 시장이 커질 경우 사업의 성장가능성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LG전자 북미법인은 올해부터 B2B 사업 외에도 ID(디스플레이, LED)라는 큰 시장과 IT 플랫폼 사업, 공조사업 시스템 사업 등에 주력하겠다"며 "예컨대 뉴욕빌딩 한채가 내는 탄소세가 일 년에 100만 달러 이상이기 때문에 화석연료 소비를 줄일 시스템 교체 등에서 커다란 미래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빌딩주들이 가스 사용을 줄이고, 전기 효율화에 투자를 시작할 거라는 설명이다.
류재철 사장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 시절에 세이프가드 관세를 맞아 테네시 공장을 건설했는데, 이것이 북미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기지로 성장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며 "테네시와 멕시코 공장의 유연한 생산체계를 '스윙생산'으로 전략화해 어떤 지역 이슈에 대해서도 대비책을 갖고 사업확대의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