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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단 2회만을 남겨놓은 조정석, 신세경의 tvN 토일드라마 ‘세작:매혹된 자들’(극본 김선덕, 연출 조남국)도 바둑으로 마음이 통한 두 남녀의 복수극이어서 바둑이 이야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두 주인공은 바둑으로 신분을 초월한 진정한 친구라는 의미의 망형지우(忘形之友)가 됐지만, 각각이 뜻한 바를 이루기 위해 서로의 복심은 드러내지 않는다. 결국 서로를 연모하면서도 서로를 완전히 믿지 못하는 두 사람은 각자가 정한 복수의 칼끝을 숨긴 채 행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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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처럼 드라마는 애초에 간첩 혹은 첩자를 의미하는 세작을 이야기 중심에 세워두고 있었다. 이인이 조정 신료들로부터 청의 세작으로 의심받았던 것부터 몽우가 기대령이 되어 역모를 모의한 사람들을 위해 세작의 역할을 하는 것 등 드라마는 줄곧 세작의 존재를 알려왔다. 또 세작이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중요한 존재라고 팬들에게 끊임없이 어필했다. 그들의 존재 자체만으로 모든 것이 좌지우지될 만큼 치명적인 존재로 강조됐다. 최근에는 청에 끌려가 죽은 줄만 알았던 몽우의 친부인 강항순(손현주)이 청에서 세작으로 숨어살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동상궁 역의 박예영, 분영 역의 김보윤 등도 세작으로 활약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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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크고 작은 사건들이 펼쳐지는 가운데 사건의 키를 쥐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작의 이야기가 거듭 펼치는 데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이 주인공의 로맨스에만 집중한다는 게 ‘세작:매혹된 자들’의 함정이라면 함정이다. 연기 잘 하는 조정석과 신세경이 마치 경쟁이라도 하는 듯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빛으로 서로의 마음을 갈구하는 멜로연기를 펼치니 시선이 집중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애정이 깊어지고 마음이 아플수록 더욱 흔들리는 눈빛에 시청자들도 마음이 요동을 치게 된다. 영부사 박종환(이규회) 등과 설전을 펼칠 때 거침없이 몰아붙이는 이인인데,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늘 담대한 강몽우인데, 유독 두 사람 사이에서는 서로 자기 페이스를 찾지 못하는 것 같으니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답답할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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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남은 2회에는 복잡한 수 싸움보다는 통쾌한 권선징악과 인과응보가 팬들을 환호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청에서 세작으로 있던 강항순이 돌아와 이인에게 힘을 실어주며 외척 세력을 몰아내고. 이인과 강몽우가 해피엔딩을 맞이하리라 기대하게 된다. 진짜 바둑이라면 지금껏 내려둔 바둑돌을 복기하며 아쉬움을 곱씹을지 모르지만, ‘세작:매혹된 자들’은 배우들의 열연만으로도 좋은 경기를 봤다고 박수를 보내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