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부도직전 '수소충전소'…최대주주 가스공사는 "증자 불가"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이태성 기자 2024.03.0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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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에너지네크워크(하이넷) 주주 구성/그래픽=이지혜수소에너지네크워크(하이넷) 주주 구성/그래픽=이지혜


승용차용 수소충전소 운영업체 수소에너지네트워크(하이넷)가 부분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추가 자본 확충(증자)에 나섰지만 최대주주인 한국가스공사 (24,850원 ▼600 -2.36%)가 불가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넷은 국내 수소전기차 인프라 구축을 위해 가스공사와 현대자동차 등이 투자해 만든 회사다. 2019년 출범 이후 적자를 이어오다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추가 자본확충이 없으면 정상적인 기업운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최대주주가 출자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정부 친환경차 보급 정책이 암초에 부딪치게 됐다.

3일 업계와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최근 하이넷의 추가 출자(증자) 요청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수소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해 가스공사와 현대차 등 11개 주주회사가 모여 2019년 만든 하이넷은 고속도로를 포함해 전국 수소충전소 45곳, 충전기 52기를 운영 중이다. 2022년말 재무제표 기준 최대주주인 가스공사는 28.52%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현대차(28.05%)가 2대 주주다.

2022년 기준 하이넷의 영업손실은 96억원이다. 도입가에 비해 소비자 가격이 낮은 데다 충분한 수요가 확보되지 않아 회사 출범 이후 줄곧 적자를 냈다. 결국 부분자본잠식에 빠질 정도로 재무상태가 악화됐다. 하이넷은 합작투자계약에 따라 △2020 315억원 △2021년 367억5000만원 △2022년 147억원 등 출범 당시 계획한 3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늘려왔는데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추가 자본확충에 나섰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가스공사는 자체 재무상태가 나빠지면서 증자참여를 거부했다. 2대 주주인 현대차는 현재 증자요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최대주주가 미온적 입장을 밝힌 만큼 추가 자본확충 작업이 힘을 잃을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가스공사 측은 "하이넷 합작투자계약서상 전체 1051억원 가운데 가스공사의 투자금 300억원을 납입해 출자의무를 완료했다"며 "수소차 보급지연등으로 하이넷의 지속적인 적자가 예상되는 데다 가스공사의 미수금 등 재무상태 악화로 추가 유상증자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이넷이 사실상 부도직전에 몰려있어 추가 자본확충 없이는 올해 정상적인 경영이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이넷은 승용부문 국내 최대 수소충전소 운영업체로 부도 시 수소차량이용자 불편을 초래함과 동시에 정부의 무공해차 보급과 인프라 확충 사업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현재 국내에 운영 중인 수소충전소는 충전기 기준 승용과 상용을 합쳐 311기다. 환경부의 수소충전기 설치 목표는 누적기준 올해 385기, 2030년까지 660기다. 충전소 기준으로는 △승용 8개소 △상용 17개소 △액화 37개소 등 총 59곳에 수소충전소를 설치하는 게 올해 목표다.

하지만 수소충전소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하이넷의 경영파행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수소차량 보급이 늦어지고 그에 따른 충전 수요가 확보되지 않으면서 인프라 운영사 부실과 소비자 불편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상태에서 하이넷 운영과 관련해 예단을 하고 있진 않다"면서도 "구축된 수소충전소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을 하고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에도 협조요청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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