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달구는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2파전에 가격 '훨훨'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4.02.2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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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지혜 디자인기자/사진 = 이지혜 디자인기자


중국 주요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공장에 군침을 흘린다. 액정표시장치(LCD) 선진 기술을 확보하고, 생산능력을 늘려 반등하는 자국 TV 시장 수요에 편승하겠다는 계획이다. 주요 후보군이 좁혀지면서 당초 예상 매각가보다 가격도 큰 폭으로 뛰었다.

28일 현지 업계와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매각의 유력 후보군으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와 CSOT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당초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재무적 투자자(FI)를 포함해 4~5곳이 있었지만, 2곳이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두 기업이 지불할 것으로 추정되는 매각 금액은 1조원대 후반이다. 현지 매체와 업계는 8000억원~ 1조원대 초반의 매각 금액을 예상했지만, 인수 의지가 강한 양사의 경쟁이 심화되며 금액이 올랐다. 시장 예상가를 뛰어넘는 '깜짝 제안'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광저우 LCD 공장의 가장 큰 이점은 생산 능력이다. GP1과 GP2 2개 라인에서 월간 30만장의 패널 생산 능력을 갖췄다. BOE 우한 공장의 월간 패널 생산 능력이 18만장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큰 폭의 생산 능력 증가가 예상된다. 이 밖에도 고급형 LCD에 사용되는 광시야각(IPS) 기술 등 앞선 기술을 갖추고 있어 중국 기업에게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주요 고객사도 대거 보유 중이다. 광저우 공장은 삼성전자나 LG전자, 소니 등 글로벌 세트(완성품)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올해부터 중국 내 LCD TV 수요가 반등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중국 내 주요 가전업체도 주문량을 늘릴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은 글로벌 10위권 TV 업체를 모두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며 "중국 업체의 인수 의향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매각 대금을 확보하는 대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아이패드 등 글로벌 고객의 OLED 패널 수요가 급등하고 있어 8.6세대 정보기술(IT) 기기용 OLED 등 패널 사업 확대를 서둘러야 한다는 판단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LG전자로부터 1조원을 차입하고, 1조36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도 추진 중이다.

업계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LG디스플레이가 인수 후보를 확정할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6500억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복수 금융 대출)을 체결하는 등 LG디스플레이가 실탄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라며 "예상보다 중국 업체들의 반응이 긍정적인 만큼 올해 안에 유의미한 성과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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