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키움 제친 신한운용, ETF 5위 등극…치열해진 중위권 싸움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4.02.2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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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키움 제친 신한운용, ETF 5위 등극…치열해진 중위권 싸움


신한자산운용의 ETF(상장지수펀드)가 무섭게 성장하며 한화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을 제치고 업계 5위로 올라섰다. 3사의 ETF 순자산총액은 나란히 3조원을 돌파했다.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ETF 틈새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중위권 운용사들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한 ETF 8100억→3조1500억원 껑충…업계 5위 등극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신한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3조1475억원으로 전체 5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초 8099억원이던 순자산총액이 1년여만에 3배 이상 불었다.



신한자산운용은 한화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혔고, 지난달 말 키움투자자산운용을 제치고 6위에 올랐다. 최근 한화자산운용마저 넘어서며 5위를 차지했다. 한화와 키움도 최근 ETF 순자산이 나란히 3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초보다 50% 이상 성장했지만 신한의 성장 속도에 미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신한자산운용은 다양한 상품 출시로 기관과 개인 수급이 동시에 유입되며 급격히 성장했다고 본다. 회사 자체적으로도 ETF 마케팅에 공을 들이면서 성장에 속도가 났다.



ETF 시장에서 후발주자였지만 2021년 ETF 브랜드를 기존 SMART에서 현재 SOL로 변경하면서 본격적으로 외형을 확대한 게 주효했다. 탄소배출권 ETF 등 이색 상품으로 SOL 브랜드를 시장에 알리기 시작해 채권형, 테마형, 해외주식형 등으로 점차 라인업을 확장했다.

특히 지난해 외형성장에 기여한 건 채권형과 미국월배당, 소부장 시리즈 등이었다. 대표 채권형 상품인 SOL 종합채권(AA-)액티브는 기관 자금이 대거 유입되며 순자산총액이 지난해 초 2043억원에서 현재 6374억원으로 3배 이상 성장했다. 월배당 상품인 SOL 미국배당다우존스는 같은 기간 275억원에서 4306억원으로 15배 가량 증가했다.

SOL 반도체소부장Fn이나 SOL 2차전지소부장Fn, SOL 자동차소부장Fn 같은 소부장 시리즈도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SOL 반도체후공정, SOL 반도체전공정 처럼 섹터를 세분화한 상품이 주목을 받는다.


신한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해 채권형을 비롯해 월배당과 소부장 시리즈에 고르게 자금이 들어오며 전체적으로 성장했다"며 "올해는 해외 상품 포트폴리오를 더 다양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VS키움 엎치락뒤치락…틈새시장 경쟁 치열
신한에 미치지 못했지만 한화와 키움의 각축전도 치열하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ETF 브랜드에 기존 KOSEF와 더불어 히어로즈를 추가하면서 상품을 다양화하는 데 주력했다. 2022년말에는 ETF마케팅사업부를 신설하고 외부 인재를 영입하면서 본격적으로 ETF 사업을 키웠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전략은 기관 자금 유치를 통해 우선 외형을 키운 이후 상품 다양화로 개인 자금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KOSEF 대표 상품인 200TR이나 국고채10년 상품 위주로 기관 마케팅에 우선 집중하면서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며 "올해는 개인 투자자들 관심이 많은 해외 주식형 상품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2년 간 △ARIRANG 글로벌희토류전략자원기업MV △ARIRANG 우주항공&UAM iSelect △ARIRANG 미국대체투자Top10MV △ARIRANG 태양광&ESS Fn 등 이색상품을 연달아 내놓으며 공격적으로 라인업을 확장했지만 올해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선회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 2년 동안은 다양한 상품들을 깔아두는 단계였다면 이제부터는 출시한 상품들을 키우는 데 주력해야 하는 시기"라며 "중장기 트렌드로 갈 만한 상품도 지속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형 자산운용사 위주로 ETF 시장의 쏠림이 지속되면서 이처럼 중위권 회사들은 틈새 시장 공략을 점차 강화하는 추세다. 현재 ETF 시장은 1위 삼성자산운용(52조7829억원)을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49조507억원)이 바짝 추격하는 가운데 KB자산운용(9조9258억원)과 한국투자신탁운용(6조8893억원)은 착실히 외형을 늘리며 중위권과 격차를 벌리는 상황이다.

ETF 1~4위의 입지가 견고해지면서 5위를 차지하기 위한 중위권 3사의 경쟁도 치열해진다. 코스피200이나 미국 나스닥, S&P500 같은 중형사의 대표 지수 상품은 대형사의 인지도에 밀리기 때문에 테마형이나 소수 종목 집중형 등 타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 시장의 파이는 갈수록 커지지만 인지도가 낮고 캡티브 마켓(계열사 내부 시장)이 작은 중형사들은 더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며 "각 사마다 상품 차별화에 공을 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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