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아세아제지는 전 거래일보다 100원(0.21%) 오른 4만73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아세아제지는 이날 4만7950원까지 올라가며 52주 신고가를 찍었다. 이날 기준 PBR은 0.53배다.
아세아제지는 그간 주주환원 정책에 인색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2022년 아세아제지는 매출액 1조234억원, 영업이익 1094억원의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배당성향은 9.49%밖에 되지 않았다. 이에 불만을 품었던 소액주주연대는 담합 과징금 처분 책임을 묻는 걸 표면적인 이유로 삼아 아세아제지와의 갈등을 예고하기도 했다.
최승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결산 주주총회 시 1대 5 주식분할도 실시하는 등 아세아제지는 정책보다 빠른 행보를 보였던 기업으로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의 취지에 맞는 종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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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아그룹, 확 변했네"…주주환원 제대로 나섰다아세아그룹 차원에서의 변화가 아세아제지에도 영향을 줬다. 아세아제지의 지주사인 아세아 (229,500원 ▼3,500 -1.50%)는 그간 주요 주주인 사모펀드 VIP자산운용으로부터 지속적인 주주환원 요구를 받았다. VIP자산운용은 현재 아세아 지분 10.88%를 보유 중이다.
VIP자산운용은 아세아와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한일홀딩스 (12,660원 ▲120 +0.96%)에 비해 배당성향이 높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일홀딩스의 최근 3개년 평균 배당성향은 30.9%지만 아세아는 7.36%에 불과했다. 그렇다보니 이익이 늘어도 PER(주가수익배수)가 높지 않아 계속 저평가 국면에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아세아그룹은 VIP자산운용의 행동주의에 화답해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나섰다. 2022년 2월 이후 수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하고 2차례 소각했다. 설립 이래 첫 분기배당을 실시하기도 했다. 아세아그룹의 다른 지주사인 아세아시멘트 (9,990원 ▲10 +0.10%)도 지난해 순이익의 40% 이상을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고 발표함과 동시에 소각 목적으로 자사주 매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아세아그룹은 전체 재무구조가 탄탄하기에 향후 배당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난해 소각을 전제로 한 아세아시멘트의 자사주 매입은 처음으로 주주들에게 의미가 있는 결정이었다"고 평했다.
아세아제지는 녹록지 않은 대외 환경과 사양산업 내에서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기업으로 꼽힌다. 핵심 제품인 골판지는 주로 택배 상자를 만들 때 쓰인다. 온라인 배송·배달 문화가 확산되며 골판지 수요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수출용으로 수익성이 좋은 석고 원지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아세아제지만이 생산한다.
아세아제지의 영업이익률은 2018년 이후 10% 내외에서 꾸준히 머무르고 ROE(자기자본이익률)도 마찬가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세아제지의 연간 ROE는 △2018년 15.83% △2019년 10.99% △2020년 8.9% △2021년 13.5% △2022년 12.43%다. 지난해 1~3분기 평균 ROE도 10.67%다.
골판지 업체들은 상위 기업들을 중심으로 과점화돼 있어 가격 전가가 용이한 편이다. 인플레이션 시대에 가격 전가가 가능하면 증익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세아제지는 '골판지 원지→원단→상자'로 이어지는 생산의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어 시장 지배력이 크다.
여기에 더해 신규 공장 투자를 통해 추가적인 '밸류업'을 노린다. 2026년 아세아제지는 충북 청주에 신규 골판지 공장을 설립한다. 이를 통해 아세아제지의 골판지 생산 수직계열화 구조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증권가는 예측한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아세아제지의 매출액은 9583억원, 영업이익은 1092억원으로 예상한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아세아제지는 국내 골판지 과점시장 내 주요 플레이어로 안정적인 실적을 보여줄 것"이라며 "대표적인 저PBR주로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매력에 더해 적극적인 주주친화 정책으로 높은 투자매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