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뉴욕타임스(NYT)·CNN 등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지난해 미국으로 불법 입국을 시도하다 체포된 중국인 수가 3만7439명으로 2022년(3813명)보다 10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더 늘어 1월에만 전년 같은 기간보다 3.4배 많은 중국인 3700명이 미 국경에서 붙잡혔다.
미국으로 밀입국하는 중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멕시코 접경지대인 미 캘리포니아주에서 국경순찰대원들이 불법 이민자들을 단속하는 모습. /AFPBBNews=뉴스1
그런데도 중국인들이 이 험난한 길에 오르는 것은 망명 신청 허가율이 가장 높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식으로 망명 허가가 나지 않더라도 다시 중국으로 돌려보내지 않는 점도 한 요인이다.
대부분은 부동산 폭락 등으로 경제난에 시달리다 불법 이민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액 자산가나 부유층은 투자이민 등 적법한 방식으로 미국 ·캐나다·호주 등 국가의 비자를 취득하지만 중산층들은 이 같은 조건을 갖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텍사스주로 불법 입국한 뒤 현재 뉴욕주에 거주하고 있는 왕미에(30)씨 역시 중국에선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날 가망이 없다고 판단했다. 지방대학을 졸업한 뒤 한 회사에서 경리업무를 봤던 왕씨의 월급은 1만위안(약 185만원) 안팎. 이 중 4000위안(약 74만원)을 주택담보대출금으로 갚고 나면 생활이 늘 빠듯했다. 그는 "고국으로 돌아가면 신앙의 자유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이유를 들어 미국에 망명 신청을 했고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전문가들은 미국 밀입국 등을 포함한 중국인들의 이민이 수년간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진핑 주석 장기 집권 후 강화된 사회 통제에 불만을 표출하는 중국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시 주석 집권 10년간 중국인들의 전체 해외 망명 신청자는 100만명에 육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