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20.62포인트(0.77%) 하락한 2647.08을, 원·달러 환율은 0.10원 오른 1,331.10원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뉴스1.
26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0.77%(20.62포인트) 내린 2647.08로 장을 마쳤다. 장 중 1% 넘게 빠지며 2630선이 깨지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 하락은 금융위원회가 이날 발표한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된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었던 요인이었던 만큼 발표만으로 재료가 소진되는 효과도 가져왔다. 이날부터 주요 종목들의 배당락일이 시작된 점 역시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발표의 내용과 강도 모두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저PBR 장세를 탔던 업종을 중심으로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보험 3.8%, 금융 3.3%, 유통 3.1%, 증권 2.9% 등 하락률을 기록했다. 주요 그룹 지주사 역시 타격을 받았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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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으로 돌아서며 저PBR 업종 위주로 낙폭이 확대됐다"며 "구체적인 계획안이 부재했고, 시장에서 기대했던 배당 분리과세 등 세제 내용이 없어 실망 매물이 출회했다"고 분석했다.
박소연·강기훈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기대했던 상법 개정 로드맵이나 자사주 소각 관련 법인세 혜택,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구체성 있는 내용이 전부 빠졌다"며 "최근 1개월간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주와 현대차 그룹주, 삼성그룹주, 지주회사들의 상승폭이 컸지만, 실망매물 출회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했다.
일부 저PBR 종목은 강세를 이어갔다. 한국전력 (22,250원 ▲300 +1.37%)은 5.5%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실적 개선과 주주환원 정책 확대 기대감을 담은 증권가 분석이 나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전기술·한전KPS·한전산업 등 관련 종목이 하락 마감한 점과 대비됐다. 메리츠금융지주 (93,100원 ▲2,800 +3.10%)는 3% 오르며 주요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은 0.13%(1.17포인트) 내린 867.4로 약보합 마감했다. 개인이 1347억원 순매수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은 287억원, 856억원씩 순매도를 기록했다. 시총 상위 종목에서는 알테오젠 (319,500원 ▲3,500 +1.11%)과 엔켐 (183,300원 ▲1,800 +0.99%)이 각각 19%, 12% 급등했다. 신성델타테크 (45,350원 ▲250 +0.55%)는 5% 넘게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0.1원 오른 1331.1원에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투자 포인트를 저PBR주에서 성장주로 돌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본부장은 "기대감이 컸던 이슈가 현실화되는 과정에서 기대와 현실 간 괴리가 축소되는 국면은 불가피하다"며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와 지원 방안 세미나 간 간극은 우려했던 것보다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앞서간 시장의 기대, 이로 인해 급등한 저PBR주들의 후폭풍을 감안해야 한다"며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될 경우 저PBR 비중은 줄이고, 수출주와 성장주 비중을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