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둔화로 불확실성 지속? B2B IT 탄탄한 성장세 기대감

머니투데이 성시호 기자 2024.02.2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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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국내 주요 B2B(기업 간 거래) 중심 IT서비스 업체들의 실적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산업계 전반의 투자 둔화에 대한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DX(디지털 전환)·클라우드 전환 수요가 성장을 견인하는 추세다.

26일 IT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에스디에스 (160,100원 ▲1,200 +0.76%) IT서비스 사업의 연간 매출액은 6조1058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그중 클라우드 사업의 연간 매출액은 1조8807억원으로 전년 대비 61.8% 늘었다. 이 같은 성장에는 차세대 ERP(전사적 자원관리)·MES(제조실행 시스템) 구축, 제조·금융·공공 분야 클라우드 사업 전환·확대와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사업이 기여했다. 국내외 경기침체 영향으로 부진한 물류 사업의 부진을 IT서비스가 상쇄했다는 평가다.



조 단위의 벽을 돌파하며 축포를 쏜 업체도 있다. 현대오토에버 (154,000원 ▼7,400 -4.58%)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1.3% 증가한 3조650억원,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7.4% 증가한 1814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매출이 처음으로 3조원을 넘긴 것이다. 그룹 DX 대응을 위한 IT 운영 역할 확대, 차세대 ERP 구축, 완성차 고사양화가 호실적을 뒷받침했다는 게 현대오토에버의 설명이다. 롯데정보통신 (30,500원 ▼500 -1.61%)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보다 12.7% 증가한 1조477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1조원을 넘겼고, 영업이익은 343억원으로 14.3% 감소했다. 메타버스 사업과 자회사 이브이시스(EVSIS·옛 중앙제어)의 전기차 충전기 사업이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DX (40,750원 ▼350 -0.85%)는 지난해 매출액이 1조4859억으로 전년 대비 28.9% 늘어난 가운데, 영업이익이 1106억원으로 전년 대비 71% 성장했다. 포스코그룹이 이차전지 소재 사업확대, 그룹 DX 전환, 공장설비 자동화를 실시한 데 따른 결과다. CJ올리브네트웍스도 지난해 매출 6765억원과 영업이익 51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각각 전년 대비 1.7%, 45.3% 증가한 수준이다. 시장 포트폴리오 재편, 수익성 중심 사업 수주 등이 대외사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올해 거시경기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고객사 투자 둔화 우려가 제기되기도 하지만 IT서비스 업종의 실적 흐름은 올해도 견조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좀 더 우세하다. 증권업계에서도 올해 성장 키워드를 AI(인공지능)와 DX로 제시하며 IT서비스 업종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나민욱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6일 삼성SDS에 대해 "생성형 AI 플랫폼 '패브릭스(FabriX)'는 현재 임직원 대상 테스트와 생성형 AI 수요가 있는 기업 고객들과 PoC(개념실증)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상반기 중 공식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동화 협업솔루션 '브리티 코파일럿(Brity Copilot)'은 화상회의와 실시간 자막 지원 등 기본 기능 버전을 2월 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9일 현대오토에버에 대해 "올해 성장의 축은 엔터프라이즈 IT다"라며 "현대차그룹의 공장 전환 프로젝트의 대부분이 2024년에 분포돼 있다"고 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30일 롯데정보통신에 대해 "롯데그룹의 확장과 디지털 전환 지속에 따른 SM·SI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라며 "그룹 전체의 AI 전환 가속화에 따른 자체 개발 AI 모델 '스마트리온'의 계열사 구축·운영수익 증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LG CNS와 SK C&C는 이달 중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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