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어린이 환자와 보호자가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 뉴스1](https://orgthumb.mt.co.kr/06/2024/02/2024022614450463914_1.jpg)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일주일째인 26일 응급의료포털 종합상황판에 따르면 소아 응급환자를 수용할 수 없다는 대형병원들이 다수 있다. 경희대병원은 당직 의사 부재로 응급실에서 소아과 진료가 불가하다. 건국대병원도 소아과 전공의 부재로 일부 중증소아환자 수용이 곤란하다고 공지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오전 9시~오후 10시 이외 시간 응급실에서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보지 않는다. 상계백병원과 강동성심병원, 노원을지대병원 등의 응급실도 각각 평일 야간과 휴일에는 소아과 환자를 받지 않는다. 신촌세브란스병원은 인력 부족으로 응급실에서 0~8세 소아 위장관 응급내시경을 정규 시간에만 할 수 있고 영유아 장중첩·폐색 환자는 마취 지원 여부에 따라 부분적으로만 수용한다.
소아 수술이나 항암 치료가 밀린 사례도 있다. 김모씨는 지난달 태어난 아들의 요도하열 수술이 당초 오는 10월 예정돼 있었는데 수술 일정 지연 연락을 받고 병원 측에 항의했다. 김씨는 "요도하열은 남아에서 요도 입구가 귀두 끝 부분에 위치하지 않고 아래쪽에 있는 것으로 돌 이전에 치료하는 것이 권장되는데 자칫 일정이 지연돼 치료 시기를 놓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한 부모가 "지난해 12월 진료보고 올해 월 말로 잡아놓았던 아이의 선천성 이루공 수술이 미뤄졌다"며 "빨리 수술 날짜가 잡히길 바란다"고 했다. "소아암 항암 대기 중이었는데 입원이 연기됐다"는 글도 있다.
![지난 1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 세브란스 어린이 병원으로 의료진과 어린이 가족이 드나들고 있다. /사진= 뉴스1](https://orgthumb.mt.co.kr/06/2024/02/2024022614450463914_2.jpg)
이에 전날 한국아동복지학회는 성명서를 내고 "많은 아동이 심각한 의료공백 상황에 놓을 위기에 있다"며 "아동의 건강권은 법적으로 보장돼야 한다. 전공의 선생님들께서 하루 속히 의료현장으로 돌아오셔서 572만명의 아동 건강권을 지켜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이탈은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수는 304명이고 이달 말 130명의 전공의가 수련을 마치고 남은 전공의는 170여명으로 추정되는데, 전공의 사직 사태로 소청과 전공의가 돌아오지 않을 확률 등을 감안하면 내년 소청과 전공의는 70명 내외, 혹은 그 이하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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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전공의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소청과 의사를 안 하려는 것"이라며 "환자가 줄더라도 적정 수준의 기준을 정해 수가를 보전해주는 '역차등 수가제', 아동병원의 상급병실(1인실) 비율 확대와 장비 허용 기준 완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