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 /사진=로이터
뉴럴링크가 개발 중인 칩 첫 제품의 이름은 '텔레파시'다. 텔레파시는 오감을 쓰지 않고 생각이나 감정을 주고받는 초능력을 말하는데, 뉴럴링크의 칩이 생각만으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에 비유한 것이다. 뉴럴링크의 텔레파시는 동전 크기의 칩에 64개의 가느다란 전선이 연결된 구조로, 전선에 부착된 전극은 1024개에 달한다. 수술 로봇으로 두개골에 구멍을 낸 뒤 운동을 관장하는 대뇌피질 영역에 기기를 심으면 뉴런을 통해 전극이 뇌를 읽어낸다. 수집된 데이터는 외부 컴퓨터에 무선으로 전송된다. 머스크의 최종 목표는 컴퓨터에 저장된 기억을 다른 신체나 로봇 등에 옮겨 인류 수명을 늘리는 것이다.
BCI는 뇌 신호 검출 방식에 따라 침습성과 비침습성으로 나뉜다. 침습성은 마이크로칩을 인간 뇌에 삽입해 뉴런 신호로 데이터를 얻어내는 방식이다. 뉴럴링크 이전에도 싱크론, 블랙록 뉴로테크 등 여러 기업이 개발 중인 분야다. 특히 싱크론은 머스크가 인수 대상으로 눈독 들인 선발주자 중 한 곳으로, 혈관 내 시술을 통해 뇌 운동 피질에 이식할 수 있는 '싱크론 스위치 BCI'를 개발했다. 2014년 미국 피츠버그대 연구팀은 실리콘칩 '유타 어레이'를 개발, 척추 손상으로 몸이 마비된 네이선 코플랜드의 뇌에 심는 실험을 진행했다. 제한된 범위 내에서 로봇팔과 컴퓨터 조작이 가능해진 코플랜드는 2022년 7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자신을 "'사이보그'라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영국 뉴로발렌스는 불면증 치료용 기기 '모디우스 슬립'을 개발,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냈다. 귀 뒤에 전극이 닿도록 제작된 모디우스 슬립은 헤드셋 형태로,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는 뇌의 시상하부를 자극해 불면증을 개선한다. 현재 뉴로발렌스는 제2형 당뇨 비만 관련 전자약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일렉트로코어는 편두통 치료용인 미주신경 자극기기 '감마코어'를 개발했다. 이는 급성 코로나19 환자 치료용으로도 쓸 수 있도록 FDA 승인을 받기도 했다.
국내 1호 전자약 상장기업 리메드는 TMS(경두개자기자극술) 기반 전자약을 개발했다. 기존 우울증·강박증·만성통증에 주로 사용됐던 적응증 범위를 알츠하이머와 뇌졸중까지 넓힐 계획이다. 와이브레인은 헤어밴드 형태의 우울증 치료용 전자약 '마인드스팀'을 개발했다. 마인드스팀은 경증 및 중등증 주요 우울장애 치료를 목적으로 재택 확증 임상을 통해 세계 최초 재택 사용 허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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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전자약은 침습성 방식보다 확실히 안전하지만 얻어낼 수 있는 정보는 침습성 방식보다 훨씬 적다"면서도 "침습성 방식은 사지마비 등 중증 환자에게, 비침습성 방식은 상대적으로 경증인 환자용으로 개발되고 있다. 각자 타깃 층을 고려해 기술을 고도화하면서 부작용 억제 등 개선책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