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고향서 '대세 쐐기' 트럼프…"포기 안해" 헤일리 이유는?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4.02.26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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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선출을 위한 사실상 마지막 승부처로 여겨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를 꺾고 5연승을 거뒀다. 고향에서 씁쓸한 패배를 마주한 헤일리는 거듭 완주 의지를 다졌으나 사퇴 압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그의 거취와 상관 없이 경선이 몰린 내달 중순경엔 트럼프의 후보 지명이 사실상 확정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니키 헤일리 후보의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 선거 캠프에서 경선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2024. 2. 25  /AFPBBNews=뉴스1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니키 헤일리 후보의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 선거 캠프에서 경선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2024. 2. 25 /AFPBBNews=뉴스1


A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열린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개표가 95% 완료된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59.8%의 득표율을, 헤일리 전 대사가 39.5%를 기록했다.

이곳은 헤일리 전 대사의 고향이자 두 번이나 주지사를 지낸 정치적 고향으로 그의 마지막 승부처로 여겨졌다. 흑인 주민 비중이 26%로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아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트럼프보다 유리할 수 있단 관측도 나왔다. 지더라도 격차가 크지 않다면 15개 주와 미국령 사모아에서 동시 경선이 치러지는 '슈퍼 화요일'(3월5일)까지 동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날 승리로 대세에 쐐기를 박았다. 헤일리를 향한 사퇴 압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헤일리 "포기 안 해"…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승리가 확정되자 지지자들 앞에 나타나 "기대했던 것보다 이른 승리"라면서 재대결을 펼칠 조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선 자신의 유행어를 가져다 "조, 넌 해고야"라고 공격했다.

헤일리 대사는 패배를 선언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그는 "40%는 작은 수가 아니다"라며 "나는 대다수 미국인이 도널드 트럼프와 조 바이든에 실망한 상황에서 싸움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클렘슨에서 유세하는 중 그의 지지자가 유세 스티커를 붙인 모습. 24.02.20  /로이터=뉴스1공화당 대선 후보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클렘슨에서 유세하는 중 그의 지지자가 유세 스티커를 붙인 모습. 24.02.20 /로이터=뉴스1
경선 5연패 중인 헤일리가 자력으로 당 대선 주자가 되기는 어렵다.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되려면 전체 2429명 대의원 가운데 과반인 1215명을 확보해야 하는데 트럼프 캠프는 다음 달 19일까지 이 숫자를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보수성향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 칼린 보먼 선임연구원은 헤일리 후보가 사퇴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목표로 2028년 대선을 노리는 것"이라면서 "경선은 전역을 돌아다니며 지지 기반을 다지는 게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선 헤일리 전 대사가 사법 리스크, 건강 문제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후보 탈락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고 본다. 트럼프는 현재 대선 불복 시도 등 수많은 법적 문제에 얽혀있다. 유죄 판결로 기세가 꺾인다면 헤일리가 대선 후보 지명을 노릴 것이란 얘기다.

다수 큰손을 바탕으로 한 풍부한 후원금은 헤일리 전 대사가 마음 놓고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는 힘이 된다. 헤일리 캠프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1650만달러(약 220억원)이 모금돼 월간 기준 가장 많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판적인 공화당 전략가 침 펠켈은 BBC에 "현재 공화당이 트럼프 당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면서 "하지만 쓸 돈이 있는 한 헤일리는 경기를 계속할 수 있다. 무엇보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헤일리가 잃을 게 뭐란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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