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원전 수출 청신호, 현대건설 15년만에 해외 대형 원전 수주 유력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4.02.25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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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사진제공=현대건설/사진제공=현대건설


현대건설이 불가리아 대형 원자력발전소 공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 대형원전 해외시장 진출 성과다. 원전 공사는 총 사업비만 18조7000억원(약 140억달러) 규모로 업계에서는 최대 8조~9조원을 현대건설이 가져갈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건설은 23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코즐로두이(Kozloduy) 원전 신규 건설공사의 입찰자격사전심사(PQ, Pre-Qualification)를 단독으로 통과하고 불가리아 의회 승인을 완료했다고 25일 밝혔다.



코즐로두이 원전, 불가리아 전력생산 3분의 1 담당
불가리아 전력 생산의 3분의1을 담당하는 코즐로두이 원전은 1969년부터 시공된 불가리아 최초의 원자력발전소다. 1~4호기는 노후화 문제로 폐쇄됐다. 현재는 러시아에서 개발된 가압경수로형 모델 5·6호기가 운영 중이다.

신규 건설이 확정된 7·8호기는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노형이 적용될 예정으로 2035년까지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 사업비는 약 140억달러로, 현대건설의 최종 수주 규모는 협상 완료 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최대 8~9조원을 현대건설이 따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즐로두이 원전 신규 건설공사는 수도인 소피아로부터 북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코즐로두이 원전 단지 내에 2200MW(메가와트)급 원전 2기를 추가로 신설하는 프로젝트다. 최종 계약자 선정은 발주처인 불가리아 원자력공사(KNPP NB, Kozloduy NPP-New Builds)와 협상을 완료한 4월이 될 전망이다.

벡텔(Bechtel), 플루어(Fluor) 등 유수의 기업이 참여한 입찰에서 현대건설은 까다로운 사전요건을 모두 충족한 유일한 시공사로 단독으로 의회승인을 받았다.


이는 현대건설이 풍부한 시공 경험, 뛰어난 기술력, 탄탄한 재무 건전성을 확보한 가운데 정부 차원의 원전 생태계 복원 결정과 지속적인 K-원전 지원책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원전 일감 확보는 국내 원전기업에 동반진출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다양한 공급체계를 구축해 원전산업 전반의 고용창출·생산유발 등 경제적 파급효과도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원자력 전 생애주기 글로벌 영향력 확장
/사진제공=현대건설/사진제공=현대건설
현대건설은 국내 최초 원전인 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지난해 발주 재개된 신한울 3·4호기 주설비 공사를 수주하는 등 국내외 한국형 대형 원전 36기 중 24기에 시공 주간사로 참여한 바 있다. 2022년 한미 정상회담 이후 '한-미 청정에너지 동맹'에 따른 파트너십이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원전사업까지 확대되며 글로벌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외에도 현대건설은 미국 원자력기업인 홀텍 인터내셔널과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또 국내 건설사 최초로 미국 SMR 최초 호기 설계 착수하는 등 대형원전 외에도 SMR, 원전해체, 사용후 핵연료시설 등 원자력 전 생애주기에 대한 글로벌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그동안 탈원전 정책 등으로 다소 주춤했던 대한민국 원자력 산업의 재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럽시장은 그린 택소노미에 이어 탄소중립산업법(NZIA)까지 원자력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대규모 발주가 예상되는 만큼 팀코리아 참여는 물론 다각적 루트를 통해 더 많은 수주 낭보를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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