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균 박사(과학관과 문화 대표)
H-ⅡA 로켓과 H3 로켓 전시를 보며 가장 재미 있었던 곳은 과학미래관이다. 그곳의 상설전시실은 3층과 4층이다. 4층 전시실에 들어서면 맨 먼저 보이는 게 H-ⅡA 로켓의 1단엔진 LE-7이다. 부품의 명칭이 실물에 붙어 있고 설명패널들이 전시물을 에워싸고 있다. 그런데 한쪽에는 H-ⅡA 로켓에 관한 설명이, 반대편에는 H3 로켓에 관한 설명패널이 있었다. 해설사에게 H-ⅡA 로켓과 H3 로켓의 가장 큰 차이가 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기다렸다는 듯 신이 나서 바로 대답했다. "H3 로켓은 다음달에 발사 예정인데 성공하면 H-ⅡA 로켓보다 추력이 40% 이상 강하고 발사비용은 반 정도로 줄어든다. 100억엔에서 50억엔(약 445억원)으로. 그리고 H3 로켓은 H-ⅡA 로켓보다 운용이 훨씬 쉽고 유연하다. 그러면 우주발사 시장에서 경쟁력이 생긴다." 설명하는 그의 모습이 너무 열정적이어서 H3 로켓 발사 성공에 대한 일본 사람들의 기대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외국의 사례들. 세계 각국에서 우주개발의 열기가 높아진다. 그 징표 중 하나가 민간기업들의 우주산업 참여다. 예를 들면 미국 ULA(United Launch Alliance)가 개발한 벌컨(Vulcan)은 로켓발사 후 분리된 엔진을 공중에서 회수해 나중에 재사용할 수 있다. 비용절감을 위해서다. 또 유럽우주국(ESA)이 개발한 '아리안 6호' 역시 비용절감을 목표로 재사용 가능한 메탄엔진을 탑재하고 제조시스템 개편을 단행 중이다. 그리고 미국 스페이스X가 개발한 '팰컨헤비'(Falcon Heavy)는 재사용이 가능하면서도 적재능력이 크다. 달과 화성으로의 물자수송도 목표로 한다. 2023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의 우주 로켓 발사는 모두 223회였다. 이 중 스페이스X의 '팰컨9'이 91회, '팰컨헤비'가 5회로 총 96건이다. 43%를 수행했다. 성공률은 100%. 2024년 목표는 150회 발사다. 그런데 이런 트렌드를 입증이라도 하려는 듯이 미국 우주기업 인튜이티브머신스의 무인우주선 '오디세우스'가 지난 2월22일 오후 달 착륙에 성공했다. 민간기업 탐사선의 달 착륙은 이게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