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일본 과학관에서 본 H3 로켓엔진

머니투데이 권기균 과학관과문화 대표·공학박사 2024.02.26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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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균 박사(과학관과 문화 대표) 권기균 박사(과학관과 문화 대표)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2024년 2월17일 두 번째 H3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3주 전 일본 국립과학박물관과 일본과학미래관, 그리고 JAXA의 쓰쿠바 우주센터에 들렀다. 3곳 모두 로켓엔진을 전시했다. H3 로켓 발사에 성공하기 전이던 당시 상황과 모습들이 기억에 생생하다.

H-ⅡA 로켓과 H3 로켓 전시를 보며 가장 재미 있었던 곳은 과학미래관이다. 그곳의 상설전시실은 3층과 4층이다. 4층 전시실에 들어서면 맨 먼저 보이는 게 H-ⅡA 로켓의 1단엔진 LE-7이다. 부품의 명칭이 실물에 붙어 있고 설명패널들이 전시물을 에워싸고 있다. 그런데 한쪽에는 H-ⅡA 로켓에 관한 설명이, 반대편에는 H3 로켓에 관한 설명패널이 있었다. 해설사에게 H-ⅡA 로켓과 H3 로켓의 가장 큰 차이가 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기다렸다는 듯 신이 나서 바로 대답했다. "H3 로켓은 다음달에 발사 예정인데 성공하면 H-ⅡA 로켓보다 추력이 40% 이상 강하고 발사비용은 반 정도로 줄어든다. 100억엔에서 50억엔(약 445억원)으로. 그리고 H3 로켓은 H-ⅡA 로켓보다 운용이 훨씬 쉽고 유연하다. 그러면 우주발사 시장에서 경쟁력이 생긴다." 설명하는 그의 모습이 너무 열정적이어서 H3 로켓 발사 성공에 대한 일본 사람들의 기대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H3 로켓에 관한 패널은 제목이 'H3 로켓: 일본의 기술로 우주운송에서 세계를 리드한다'였다. 내용은 크게 3가지다. 첫째는 '사용하기 쉬운 로켓을 목표로'다. 요즘 인공위성이 무수히 우주로 발사돼 우주활용이 일상생활의 일부가 됐다. 이런 시대 변화에 맞춰 H3 로켓은 '사용하기 쉬운 로켓'을 목표로 개발됐다. 사실 H-ⅡA 로켓은 2001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48회 발사됐다. 딱 한 번만 실패했고 모두 성공해서 성공률이 98%다. 그러나 문제는 비용이 너무 비싸 성장하는 우주발사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었다.

두 번째는 외국의 사례들. 세계 각국에서 우주개발의 열기가 높아진다. 그 징표 중 하나가 민간기업들의 우주산업 참여다. 예를 들면 미국 ULA(United Launch Alliance)가 개발한 벌컨(Vulcan)은 로켓발사 후 분리된 엔진을 공중에서 회수해 나중에 재사용할 수 있다. 비용절감을 위해서다. 또 유럽우주국(ESA)이 개발한 '아리안 6호' 역시 비용절감을 목표로 재사용 가능한 메탄엔진을 탑재하고 제조시스템 개편을 단행 중이다. 그리고 미국 스페이스X가 개발한 '팰컨헤비'(Falcon Heavy)는 재사용이 가능하면서도 적재능력이 크다. 달과 화성으로의 물자수송도 목표로 한다. 2023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의 우주 로켓 발사는 모두 223회였다. 이 중 스페이스X의 '팰컨9'이 91회, '팰컨헤비'가 5회로 총 96건이다. 43%를 수행했다. 성공률은 100%. 2024년 목표는 150회 발사다. 그런데 이런 트렌드를 입증이라도 하려는 듯이 미국 우주기업 인튜이티브머신스의 무인우주선 '오디세우스'가 지난 2월22일 오후 달 착륙에 성공했다. 민간기업 탐사선의 달 착륙은 이게 처음이다.
[청계광장]일본 과학관에서 본 H3 로켓엔진
세 번째 슬로건은 '출력은 최대, 형태는 다양한 로켓 H3'다. "H3 로켓은 2종류의 페어링, 1단엔진(LE-9)은 2기 또는 3기, 고체로켓 부스터(SRB-3)는 0개, 2개, 4개의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그래서 여러 크기나 궤도의 인공위성 발사가 가능하다."



2023년 5월25일 우리나라도 '누리호' 발사 성공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스미스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 우드바하지센터에는 자력으로 개발해 우주로켓 발사에 성공한 일곱 나라의 로켓모형 전시코너가 있다. 이 중엔 우리 '누리호' 로켓모형도 있다. 지난여름 그것을 현장에서 보고 감동받았다. 올해 5월에는 우리나라에도 우주항공청이 생긴다. 한국우주기술의 큰 발전을 응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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