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 세종 음극재공장
K-배터리의 아킬레스건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지면 십중팔구 돌아오는 답이다. 이차전지 4대 소재(양극재·음극재·분리막·동박) 중 가장 외부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복수의 국내 기업들이 달라붙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다른 소재들과 달리, 음극재는 거의 포스코퓨처엠에서만 생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음극재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나라는 다름 아닌 중국이다. 주 원료인 흑연의 중국 생산 비중은 80%에 달한다. 자동차 배터리용 음극재 부문에서 중국 기업의 점유율이 80% 이상인 이유다. 원료를 독점하고 있고, 인건비뿐만 아니라 전기료까지 싸기 때문에 애초에 게임의 룰이 중국에 유리하게 짜여 있다. 다른 국내 기업들은 사업에 뛰어들 엄두도 못 내왔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우호적이지 않다. 결국 가격 경쟁력이 문제다. 최근 포스코퓨처엠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 음극재 기업들이 '가격 후려치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의도적으로 단가를 파격적으로 낮춘 제품을 대거 풀어 경쟁사를 고사시킨 뒤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전선을 지키는 장수를 외롭게 해서는 안 된다. K-배터리의 아킬레스건인 음극재를 홀로 지키고 있는 기업에 대한 확실한 지원이 필수다. 정부는 최근 포스코퓨처엠에 대한 금융·세제, R&D 지원을 거론했다. 말뿐인 약속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