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70% 더? 인정 못해"…'강남 노른자' 청담르엘, 공사비 검증 착수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이민하 기자 2024.02.26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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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청담 삼익아파트(청담르엘)' 재건축 사업 조감도/사진제공=롯데건설서울 강남구 '청담 삼익아파트(청담르엘)' 재건축 사업 조감도/사진제공=롯데건설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청담삼익아파트 재건축)' 공사비를 약 70% 올리기로 한것을 두고 한국부동산원의 검증 절차가 시작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새로 출범한 조합 집행부는, 이전 조합 집행부가 합의한 공사비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청담삼익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조만간 한국부동산원에 공사비 검증을 요청할 계획이다. 2017년 롯데건설과 시공사 계약 당시 공사비는 3726억원이었다. 지난해 조합과 시공사가 협의해 조정한 공사비는 6313억원으로 69.4% 올랐다.



이 단지는 당초 지난해 분양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공사비 인상 협의로 분양이 미뤄졌다. 지난해 5월 열린 총회에서 공사비 증액안건이 통과됐지만 갈등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조합 내홍이 이어지며 공사비 증액 협의를 이끌었던 전임 조합장이 지난해 7월 자진사퇴했다. 지난해 10월 선출된 새 집행부는 조합장 선거 당시 일부 마감재를 유상에서 무상으로 바꾸는 등 공사비를 낮추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새 집행부는 이전 집행부가 남긴 '공사비 6313억원'을 받아들일 마음이 없었다. 지난해 12월 한미글로벌 (15,640원 ▼80 -0.51%)을 CM(건설사업관리) 업체로 선정했다. 공사비와 설계변경 등으로 롯데건설과 갈등이 컸고, 그 결과 지난해 예정이던 분양일정이 연기된만큼 '전문업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도였다. 용역비 11억5000만원을 받기로 한 한미글로벌의 임무에는 '공사비 과다지출 여부 검토' 항목이 포함됐다.



업계 관계자는 "새 집행부가 CM 업체를 뽑은 이유는 시공사가 제시한 공사비가 맞는지 검증하려는 의도도 있었다"며 "하지만 공사 외적인 부분은 CM 업체도 건들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조합에서는 공사비를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걸 다 해야하는 상황인데, 부동산원에 검증을 요청하는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청담르엘'은 최근 강남구청으로부터 관리처분계획변경인가를 받았다. 조합은 올해 상반기 내 분양을 추진한다는 데 공감하며 내부논의를 진행중이지만, 공사비 검증이 길어지면 분양일정 확정도 늦춰질 수 있다. 부동산원 공사비 검증 기간은 통상 3개월 안팎이다.

앞서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과 서울 서초구 '메이플자이(신반포4지구)'도 부동산원에서 공사비 검증을 받은 바 있다. 재건축 사업 시공단(현대건설 (34,600원 ▼200 -0.57%)·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 (3,675원 0.00%)·롯데건설)이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공사비 6000억원 증액을 요구하며 조합과 날을 세웠다. 그 여파로 결국 2022년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공사가 중단된 바 있다.


'메이플자이'는 2017년 시공사로 선정된 GS건설 (15,150원 ▲230 +1.54%)이 당초 계약한 공사비 9300억원에 더해 추가공사비 약 5000억원을 요구하며 조합과 마찰을 빚었다. 조합은 부동산원에 공사비 검증을 의뢰했고, 부동산원은 설계 변경으로 인한 추가 공사비 3180억원 중 2186억원이 적당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다만 부동산원 공사비 검증에는 강제력이 없어 시공사와 조합 간 갈등을 봉합하기에는 역부족이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부동산원의 검증 결과가 공사비에 반영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현재 검증 결과의 반영 여부를 1개월 내 검증기관에 통보하는 관련 법 개정안이 국회 계류 중이다.

'청담르엘' 공사 공정률은 현재 40% 수준이다. 시공사 교체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으로, 이는 공사비 협상에서 시공사에 유리한 측면이다. 준공예정일은 2025년 8월이다.

'청담르엘'은 강남구 청담동 134-18번지 일대에 건설중이다. 면적 6만1823.9㎡로 이중 대지면적은 5만1098㎡다. 지하 4층~지상 35층 아파트 1261세대와 부대복리시설 등이 들어선다. 사업시행계획 당시 1230세대에서 31세대 늘었다.

이 단지에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다. 청약시장에서 '강남 노른자'로 불리는 이유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분양가는 3.3㎡당 6000만~7000만원 수준이다. 그럼에도 주변 시세 대비 크게 낮은 가격이라, 청약 접수가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청약을 실시한 '메이플자이'는 분양가가 3.3㎡당 평균 6705만원으로 역대 최고가 기록을 세웠지만 청약 흥행에 성공했다. 전용면적 59㎡ 기준 분양가가 17억원대에 달하지만, 1순위 청약에서 최고 3317.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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