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2주년…러시아 핵 위협 다시 시작됐다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4.02.2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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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우주 핵무기 배치' 관측…미, 러 정부에 직접 연락

24일(현지시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2주년을 앞두고 러시아 핵무기 위협을 둘러싼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2023년 10월 러시아 로켓 우주기업 에너지아 센터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가운데) 러시아 대통령  /로이터=뉴스124일(현지시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2주년을 앞두고 러시아 핵무기 위협을 둘러싼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2023년 10월 러시아 로켓 우주기업 에너지아 센터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가운데) 러시아 대통령 /로이터=뉴스1


2022년 2월 24일(이하 각 현지시간) 새벽 러시아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2주년을 앞두고 러시아 핵 위협 우려가 다시 고조됐다. 1967년 발효된 유엔 우주조약을 위배하는 '러시아의 연내 우주 핵무기 배치설'을 뒷받침할 정황이 계속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주 핵무기 배치설을 강하게 부인했지만,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전략폭격기 비행에 나서는 등 핵전력을 과시하며 핵 위협을 키우고 있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 관리를 인용해 백악관 당국자들이 러시아와 직접 접촉해 위성 타격용 우주 핵무기를 배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월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각각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 담당 보좌관과 세르게이 나리시킨 대외정보국(SVR) 국장과 직접 연락해 우주 핵무기 배치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한다.

미 정부 관리들은 설리번 보좌관과 우샤코프 보좌관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의 핵무기와 기타 대량살상무기 사용과 관련해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번스 국장과 나리시킨 국장 간 대화는 지난주에 이뤄졌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한 대변인은 WSJ에 "러시아의 위성 공격 능력과 관련해 미국이 러시아 측과 접촉했다"고 밝히면서도 접촉 경로 등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미 워싱턴DC 주재 러시아 대사관 측은 WSJ의 논평 요청에 침묵했다.



24일(현지시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2주년을 앞두고 러시아 핵무기 위협을 둘러싼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2023년 러시아 전승기념일 퍼레이드에서 공개된 러시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로이터=뉴스124일(현지시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2주년을 앞두고 러시아 핵무기 위협을 둘러싼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2023년 러시아 전승기념일 퍼레이드에서 공개된 러시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로이터=뉴스1
러시아의 우주 핵무기 배치설은 지난 14일 설리번 보좌관의 브리핑 이후 마이클 터너 미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이 '심각한 국가 안보 위협'을 언급하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기밀 해제 요청 이후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터너 위원장의 기밀 해제 요청이 러시아의 우주 핵무기 배치와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15일 백악관은 터너 위원장이 언급한 국가 안보 위협이 러시아의 위성 공격 능력과 관련된 것이라고 확인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지난 21일 블룸버그통신은 미 정부가 동맹국들에 러시아의 연내 우주 핵무기 배치 가능성을 경고했고, 미국과 동맹국들은 중국과 인도에 러시아를 막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백악관 관리들은 러시아를 압박하고 미국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위성 공격 무기에 대한 내용을 기밀 해제하고 관련 정보를 추가로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한다. 하지만 추가 공개 정보로 발생할 민감한 정보 출처 및 정보 수집 방법 노출 등을 우려하고 있어 즉각적인 기밀 해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설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의 항공공장 활주로에서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초음속 장거리 전략폭격기 Tu-160 탑승 준비를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의 항공공장 활주로에서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초음속 장거리 전략폭격기 Tu-160 탑승 준비를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러시아는 우주 핵무기 배치설에 강하게 선을 그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과의 TV 회담에서 러시아가 우주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했다. 하지만 22일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의 항공공장 활주로에서 초음속 장거리 전략폭격기 Tu-160에 탑승해 약 30분간 비행하고, 항공기의 군사적 능력을 극찬했다. 이를 두고 로이터통신은 "서방에 러시아의 핵 능력을 상기시키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23일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옥중 사망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번 제재안에는 방위산업을 비롯해 러시아 경제의 수입원들을 포괄하는 실질적인 제재가 담길 예정이다. 그러나 제재 실효성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세계 각국이 러시아의 경제 고립과 전쟁 능력 약화를 위해 지난 2년간 각종 제재에 나섰지만 러시아 경제는 오히려 성장세로 돌아섰고 전쟁도 진행 중이다. WSJ은 "사상 최대 규모의 서방 제재는 그들의 가장 중요한 임무인 러시아의 전쟁 기계를 멈추는 데 실패했다"고, NYT는 "러시아를 고립시키기 위한 미국의 조치는 한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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