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통합 출범한 한국체외진단의료기기협회 초대 협회장인 최의열 바디텍메드 대표. /사진=정기종 기자
반등이 절실한 체외진단업계는 지난해 말 출범한 통합 협회에 희망을 건다. 한국바이오협회 산하 체외진단기업협의회와 한국체외진단의료기기협회가 산업 발전과 역량을 높이기 위해 통합했다. 협회 이름은 한국체외진단의료기기협회로 유지된다. 초대 회장에는 최의열 바디텍메드 대표가 추대됐다.
최 협회장은 코로나19 유행 기간을 '기회의 시기'였다고 규정한다. 그는 "모든 회사가 성과를 맺지 못했지만 다수 기업이 외형 확대와 자금 확보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한풀 꺾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많은 진단기업이 신제품 개발이나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확장 등 다음 성장동력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얻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미 협회 차원에서 식약처 의료기기 심사부, 안전국장 등과 간담회를 했고, 의료기기심사부장과 만남을 가져 업계 목소리를 전했다"며 "당국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지속될 것이고, 정부 역시 업계 활성화를 위해 전향적으로 도와주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협회는 진단업계 돌파구 마련을 위해 글로벌 규제 트렌드 파악과 사업 연계 등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체외진단의료기기의 경우 각 국가별 허가 허들을 넘는 것이 중요하다. 개별 기업이 국가별 특성을 파악하는 게 쉽지 않은 만큼, 협회 차원의 교육사업을 준비 중이다. 또 각 기업이 경쟁자가 아닌 협력자로 사업을 펼칠 수 있는 연계 기회도 모색한다. A가 유럽에서, B사가 중국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면 양사 브랜드를 섞는 식의 공동사업으로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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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특히 유럽의 경우 체외진단의료기기 현지 판매를 위한 '지침'(IVDD)이 '규정'(IVDR)으로 변경되면서 기준이 한층 까다로워졌고, 필요 서류와 절차 등에 필요한 비용 역시 10배나 늘었다"며 "작은 진단기업들이 개별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만큼 협회가 전문적으로 컨설팅을 지원하고, 정부로부터 비용적 측면에서 도움받을 수 있도록 의견을 개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낮은 진단제품 자급률을 타개할 업계 자체적 노력과 속속 등장 중인 신기술을 바로 보려는 정부의 유연성이 맞물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체외진단제품 자급률은 10%대에 불과해 절반 이상을 자국 제품으로 채운 중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현장 의료진이 가진 국산제품에 대한 낮은 신뢰도는 결국 업계가 기술 고도화를 통해 해결해야 할 과제다. 다만 이를 위한 정부 지원사격도 필수적이라는 게 최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사실 진단영역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기 굉장히 난해한 분야다. 이미 한 차례 급부상 했던 업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제품을 내놔야 하는데 딜레마는 여기서 시작된다"며 "완전히 새로운 기술의 제품은 전례가 없다 보니 유용성 데이터를 입증하기 위한 논문 준비 등에 최소 3년이 걸리고, 빠른 인증을 위해 기존 기술을 개선하면 새로운 기술로 인정받기 어렵다. 신의료기술평가 등이 사용자와 기업 모두에 좀 더 실효성 있게 다가올 수 있는 제도적 정비가 이뤄진다면 업계 역시 더 힘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