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이 1조5748억원으로 전년대비 25.2% 증가했다고 22일 밝혔다. 역대 최대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13.2%, 23.6% 증가한 10조8617억원, 2조1171억원이다. 특히 4분기 별도기준 순이익은 2787억원으로 손보사 중 1위다.
메리츠화재는 2019년 이전만해도 업계 4~5위였다. 하지만 2019년 현대해상을 제치고 3위에 오른 후 줄곧 3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에는 순이익이 대폭 늘어난 반면 DB손해보험 순이익이 두 자릿수 감소하면서 순위가 바뀌었다. DB손해보험의 순이익은 1조5367억원으로 전년대비 21.1% 감소했다. 부동의 1위는 삼성화재로 순이익은 전년대비 19.2% 증가한 1조7554억원이다.
지난해 11월 김중현 대표에게 메리츠화재 CEO(최고경영자)직을 넘긴 김용범 메리츠금융그룹 부회장의 성과주의, 가치중심경영이 빛을 발휘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부회장은 2015년부터 메리츠화재를 이끌면서 체질과 기업문화를 바꿨다. 특히 '아메바경영'은 그의 경영 철학이 녹아든 대표적인 조직 운영 방식이다. 무거운 회사 조직을 부문별 소집단으로 나눠 개개인이 경영자 의식을 갖고 굴러갈 수 있게 했다. 임직원 개개인이 각자의 성적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성과가 났을 때는 보상도 확실히 챙겼다.
메리츠화재는 2위에 만족하지 않고 1위 자리까지 노리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2025년까지 업계 1위 회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 부회장의 DNA를 이어받은 김중현 대표는 최근 임직원 메시지를 통해 '전 채널 1등 목표'를 신년 목표로 내세우고 공격적인 사업 드라이브를 걸었다.
다만 메리츠화재가 갈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자산 측면에서 나아갈 길이 멀어서다. 해외 진출도 필요하다. 실제로 보험사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꼽히는 CSM(보험계약마진)은 메리츠화재는 10조4687억원으로 △삼성화재 13조3028억원 △DB손해보험 12조2000억원에 못미친다. 해외에 적극적으로 진출한 DB손해보험의 연결기준 순이익이 1조7493억원으로 메리츠화재보다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