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틀렸어, 비켜서라"…바이든 재선 뜯어말리는 美언론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24.02.2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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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바이든에 재선 포기 촉구하는 칼럼 게재…
WP에 이은 유력지의 제언, 고령 논란 불 지필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로이터=뉴스1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로이터=뉴스1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유력매체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바이든의 재선 도전 포기를 촉구하는 칼럼을 게재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이어 WSJ까지 바이든의 나이 이슈를 부각하면서 미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귀추가 주목된다.

WSJ 논설위원인 홀먼W. 젠킨스 주니어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이제는 해리스 대통령을 위한 시간'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지지율이 저조한 바이든 대통령 대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나설 것을 제언했다.



러시아에 유리해진 우크라이나 전황, 의회에서 표류 중인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 상황에 대한 책임이 공화당에만 있지 않다고 칼럼은 지적했다. 자신을 보여주지 못하고, 대중을 결집하는데 필요한 조치를 못한 바이든 대통령의 한계가 드러났다고 부연했다.

젠킨스 논설위원은 "지금은 바이든 대통령이 옆으로 비켜설 때"라며 "미국인들은 범죄자를 감옥에 가둬야한다는 믿음을 가진 검사 출신 카멀라 해리스에게서 새로운 유형의 민주당 선구자를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면 현재 두 선두 주자(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없는 자질을 보여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로이터=뉴스1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로이터=뉴스1
미국에서 영향력 있는 칼럼니스트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재선 도전을 포기하라고 제언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WP의 베테랑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이그나티우스는 자신의 기명 칼럼에서 바이든의 고령 논란을 언급하며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견해를 전했다.

바이든이 재선 의지를 꺾지 않을 경우 고령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의 기밀자료 유출 의혹을 수사해 온 한국계 로버트 허 특검이 이달 초 수사결과 보고서에서 기억력 저하 문제를 지적한데 이어 WSJ까지 이 같은 칼럼을 게재하면서 바이든의 나이, 정신 건강 등 이슈에 불을 지폈다.

민주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최근 한 방송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 나이에 대한 문제 제기는 정당한 것"이라며 "바이든과 트럼프 모두 나이 때문에 특정 유권자들과 연결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통령 시절 국가기밀문서 유출 사건 특별 검사로 임명된 한국계 로버트 허 검사. 이 수사는 백악관의 협조로 종결되었다고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이 2월 7일 의회에 통보했다.[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통령 시절 국가기밀문서 유출 사건 특별 검사로 임명된 한국계 로버트 허 검사. 이 수사는 백악관의 협조로 종결되었다고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이 2월 7일 의회에 통보했다.
상당수 미국 국민들도 바이든 대통령이 연임하기에 나이가 많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 미 ABC방송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6%가 "바이든 대통령이 두 번째 대통령직 임기를 수행하기에 늙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여론조사 당시(74%)보다 12%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트럼프가 늙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62%로 조사됐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사람 이름을 헷갈리거나 단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지난 7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모금행사에서는 2021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회고하며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를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와 혼동했다.

지난 4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유세에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으로 잘못 언급했다. 지난 6일엔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기억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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