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도 신고가" 모처럼 설레는 한전…"배당 재개 기대"

머니투데이 홍재영 기자 2024.02.23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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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한전) 주가가 공기업 주주가치 제고 바람을 타고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강세다.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열풍에 이어 겹으로 호재를 맞았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근본적인 재무구조 개선 없이 정책 효과를 누리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단기적으로 배당 확대에 기대감이 몰린다.

저PBR 바람에 공기업 주주가치 제고까지…주가 훈풍
"공기업도 신고가" 모처럼 설레는 한전…"배당 재개 기대"


22일 코스피 시장에서 한국전력 (19,450원 ▲380 +1.99%)은 전 거래일 대비 150원(0.66%) 오른 2만3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전 주가는 지난 20일 장 중 2만395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후 소폭 조정받은 상태다. 정부가 공기업들의 경영 평가 기준에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포함하기로 하면서 기대감이 커졌다.



지난 16일 기획재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는 곧 공개되는 '2024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편람'에 세부 평가 기준 중 하나로 '상장 공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항목을 도입한다. 편람 변경은 지난해 12월 말 열린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서 의결됐다.

그간 공기업의 특성 상 기업이나 주주의 이익보다 공익을 우선시 해온 측면이 전환점을 맞았다. 비록 한계는 있더라도 상장 공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소홀했던 점을 개선하게 됐다.



한전 주가는 지난달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계획 발표 이후 급등세를 보인다. 여기에 공기업 주주가치 제고 정책이 기름을 부은 격이다. 종가 기준 지난달 23일 1만8270원에서 지난 20일 2만3400원으로 4주 만에 약 28.1%가 뛰었다.

최근 한전 주가가 크게 오른 것은 저PBR 종목들이 정책 모멘텀에 수혜한 영향을 함께 받았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한국전력 PBR은 0.36배에 불과하다.

정책 효과 나려면 재무구조 개선돼야…배당에 관심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여러 모멘텀이 겹쳤지만 한전의 본격적인 주가 개선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증권가에서 나온다. 전기요금 현실화와 대규모 투자를 기반으로 한 재무구조 개선 없이는 주주가치 제고 효과가 나오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전채도 이미 79조6000억원으로 한계까지 발행한 상태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해 9월11일 5000억원 규모 발행을 마지막으로 한전채 발행을 멈췄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중 발표될 전력수급기본 계획에 따르면 신규 원전, 가스로의 연료 전환과 이를 뒷받침해줄 송배전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며 "또 5조원이 넘는 이자까지 감안하면 최소 23조원 이상 EBITDA(에비타, 상각전 영업이익)가 필요한 상황인데, 2024년 예상 EBITDA는 21조원으로 이 수준에서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주주가치 제고 정책이 전기요금 현실화의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NH투자증권이 한전 목표주가를 기존 2만7000원에서 3만원으로 상향한 것도 향후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한 정치·경제적 변수가 적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전이 택할 수 있는 주주가치 제고 방안으로 배당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과 지역난방공사의 대규모로 누적된 결손, 한국가스공사의 막대한 미수금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주주환원의 판을 만들어 줬다"며 "적정한 수준의 별도 순이익만 기록하면 다시 배당 재개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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