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진, 건설업 부진인데 코스피보다 뛰었다…PBR 꼴찌 반란?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24.02.2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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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진, 건설업 부진인데 코스피보다 뛰었다…PBR 꼴찌 반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부의 저 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를 앞두고 저 PBR 대표 업종인 건설업계에 매수세가 늘었다. 건설업은 국내 증시에서 PBR이 가장 낮은 축에 속하는 업종인데 정부 정책과 대형 건설사의 주주환원 의지가 맞물려 '건설주 디스카운트'를 해소할지 주목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건설업종 PBR은 전날 기준 0.43배를 나타냈다. 전기가스업(0.38배)과 함께 최하위권이다. 코스피 상장사인 국내 주요 건설사 가운데 삼성물산이 0.98배로 그나마 1에 근접했지만 GS건설은 0.27배에 불과하다. 현대건설(0.49배), 대우건설(0.44배), HDC현대산업개발(0.43배), DL이앤씨(0.34배)도 0.5배에 미치지 못했다.



저 PBR업종은 정부가 발표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로 꼽혀 왔다.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건설업을 재평가 대상에 올린 신호도 포착됐다. 코스피 건설업지수가 올들어 3.15% 상승(21일 종가 기준 73.64)한 것이다. 반면 코스피는 올해 상승분을 거의 다 반납한 상태다. PBR 1배 미만 대형건설사들이 주주환원계획을 발표한 것도 투자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DL이앤씨가 올해 주주환원계획을 공시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주주환원정책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최근 5년간 연속 배당한 이력이 있다. 김승준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현재 건설업황이 어려워 당장의 현금활용을 통한 주주환원이 어려운 사정이 있는 기업이 있을수 있다"면서도 "건설은 사이클산업인데 업황 턴어라운드하는 시점에 의미 있는 주주환원이 이뤄지면 기업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26일 밸류업 프로그램이 확정되면 PBR 1배 미만인 국내 건설사도 기업 가치 제고가 가능할 수 있다"며 "특히 PBR은 낮고 ROE(자기자본이익률)가 높지만 주주환원책이 발표되지 않은 대우건설의 대응을 기대한다"고 했다.
여의도 일대 재건축 대상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뉴스1여의도 일대 재건축 대상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뉴스1
추가 상승을 위해선 부진한 건설업황의 개선도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건설사들은 최근 경제 문제 뇌관으로 거론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연대보증인이기도 해서 주주환원에 나설 여력이 얼마나 될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코스피 건설업은 코스피가 16일 1년9개월 만에 최고가로 마감(2680.26)한 것과 달리 지난해 12월 초반의 벽(12월1일 75.14)은 깨지 못한 상태다.



건설업은 전반적으로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은 사업구조라는 점에서 그동안 저평가를 받아 왔다. 한국은행의 2013~2022년 기업영업분석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4.86%인데 반해 건설업은 3.92%에 그친다.

이에 따라 HDC현대산업개발처럼 디벨로퍼(개발사)로서 변신을 업황 부진의 돌파구로 삼는 업체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일본 증시 주가 상승기에 미쓰이부동산, 미쓰비시 지쇼 등 디벨로퍼가 종합건설사보다 주가가 확연히 뛰었다는 이유에서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비즈니스 모델이 절대적으로 달라질 기업이 있다면 완전히 차별적인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라며 "디벨로퍼로서 발돋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을 변함없는 업종 최선호주로, 더 강한 확신으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장 연구원은 최근 1만8000원 후반에서 1만9000원대 주가로 움직인 HDC현대산업개발의 목표가를 2만8000원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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