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장' 덴마크도 인정한 'K-유산균'…듀오락 첨단 스마트공장 가보니

머니투데이 김포(경기도)=홍효진 기자 2024.02.2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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쎌바이오텍 공장 발효동 내부 모습. /사진=홍효진 기자쎌바이오텍 공장 발효동 내부 모습. /사진=홍효진 기자


"미생물을 취급하는 생산라인에 스마트 공장이 구축된 건 저희가 처음이죠."

'K-유산균' 29년 외길 뚝심을 내세운 쎌바이오텍 (14,220원 ▲290 +2.08%)의 최선구 발효팀장은 공장 내부를 눈으로 훑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22일 머니투데이가 찾은 경기 김포시 쎌바이오텍 공장의 '발효동'에선 바이오리액터(발효관)가 쏟아내는 요란한 기계음이 내부를 메웠다. 현장에는 위생모를 뒤집어 쓴 하늘색 위생복 차림의 직원들이 분주하게 돌아다다. 최 팀장은 "살아있는 미생물을 다루는 생산 라인에 스마트 공장이 구축된 건 쎌바이오텍이 국내 최초"라며 "공장 내부 장치에서 오는 신호들을 DB(데이터베이스)화해 불량 원인 등을 찾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쎌바이오텍 연구소 A동에서 연구원이 둥근 형태의 '구균'을 연구 중인 모습. /사진=홍효진 기자쎌바이오텍 연구소 A동에서 연구원이 둥근 형태의 '구균'을 연구 중인 모습. /사진=홍효진 기자
1995년 설립된 쎌바이오텍은 초기 약 10명으로 시작, 현재 약 230명이 근무하는 'K-유산균' 대표주자로 성장했다. 창립 9개월 만에 '유산균 본고장'인 덴마크를 비롯해 미국과 독일, 일본에 이어 전 세계 5번째로 유산균 대량생산에 성공했다. 한국 유산균만을 취급,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에 걸쳐 유산균 11종에 대해 최상위 안전성 인증제도인 미국 식품의약국(FDA) GRAS 인증을 받아냈다. 단일 기업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다.



쎌바이오텍은 균주 연구와 안전성 검증부터 제품 개발·생산까지 모두 책임지고 있다. 제조설비는 연간 약 1000톤(t)에 달하는 유산균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유산균의 제품화까지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소→발효동→완제동' 세 공간이 순서대로 역할을 다해야 한다. 16명의 박사진을 포함, 47명의 바이오 연구인력이 근무 중인 연구소는 A동과 B동으로 나뉜다. A동에선 한국산 유산균을 분리 동정하고 유효성과 안전성 등을 연구하며, B동에는 총 500마리 실험용 쥐를 취급할 수 있는 규모의 동물실험실과 화장품 공장이 자리하고 있다.

쎌바이오텍 공장 '완제동'에서 직원들이 분말 스틱형의 유산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쎌바이오텍 공장 '완제동'에서 직원들이 분말 스틱형의 유산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발효동과 완제동은 각각 약 1000평·2000평 규모로, 인력은 각각 약 25명·50명이 근무한다. 특히 발효동에는 유산균 배양에 중요한 온도와 압력, pH 농도 등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공장' 시스템을 구축, 원료 액상화·멸균·배양·살균 및 농축 등 과정이 한 공장에서 이뤄진다. 하루 약 12톤의 유산균이 배양되는데, 유산균 수로 따지면 '경' 단위에 이른다. 최 팀장은 "이번 FDA GRAS에 등재된 유산균도 쎌바이오텍이 직접 한국에서 분리한 균주로, 최적의 조건을 찾아 대량 생산에 이르게 됐다"고 강조했다.



10년 연속 프로바이오틱스 수출 1위에 오른 자사 브랜드 '듀오락'은 뚝심의 결실이다. 유산균의 본고장인 덴마크에서도 듀오락은 현지 유산균 브랜드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쎌바이오텍은 미국, 일본 등 40여개국에 한국형 프로바이오틱스를 수출하며, 덴마크와 프랑스, 폴란드, 싱가포르에 듀오락을 런칭했다. FDA GRAS 인증을 받은 유산균은 듀오락 전 제품의 주원료로 활용되는 특허 균주다. 임상현 쎌바이오텍 세포공학연구소 부소장은 "한국 전통 발효식품에서 100% 한국산 유산균을 발굴해 개발했다"며 "유산균은 장 속에서 잘 생존해야 건강에 이로운데, 한국인 식습관상 매운 향신료에도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쎌바이오텍 공장 '완제동'에서 직원들이 플라스틱 용기에 제품을 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쎌바이오텍 공장 '완제동'에서 직원들이 플라스틱 용기에 제품을 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쎌바이오텍은 이번 GRAS 인증을 계기로 유산균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단 계획이다. 장 건강에 초점을 맞춘 기능성을 넘어 알려지지 않은 유산균의 새로운 역할을 찾아내기 위한 R&D를 이어간다. 소비자 알 권리를 위해 제품 균주명과 배합 비율 고시를 유지하는 한편, 기존 수출 중인 40여개국 외 미국과 중국 등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활로를 모색 중이다.

다만 국내 시장의 경우 가격 경쟁력 등 측면에서 부진한 게 아니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쎌바이오텍 관계자는 "자체 연구소 조직 등 투자하는 부분이 크다 보니 제품 가격도 타 제품보다 높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프리미엄 제품이란 자부심을 갖고 가격보다 품질로 승부해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포지션을 지켜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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