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차관 이번엔 '성차별' 논란…여성 의사들 "고발할 것"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4.02.22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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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지난 2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의료개혁과 의사 집단행동에 대한 정부의 대응방안 등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박민수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지난 2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의료개혁과 의사 집단행동에 대한 정부의 대응방안 등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의대 증원과 관련한 발표에서 성차별 발언을 했다는 논란이 일자 여성 의사들이 박 차관을 고발하겠다고 나섰다.

서울의대함춘여자의사회는 지난 21일 성명서를 통해 "박 차관의 여성 비하 발언을 의사회 차원에서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의대 여성 졸업생 출신 의사들로 구성된 함춘여자의사회에는 현재 1900여명이 소속돼 있다.



의사회는 "갑작스러운 2000명 의대 증원은 실습 위주의 교육도 이행하기 어렵고 시설, 장비, 교수 부족으로 의대 교육 부실화를 유발하게 될 것이 뻔하다"며 "정부가 총선에 유리하게 성과를 내야 한다는 조급함으로 의료 현장을 무시하고 여의사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성차별적 시각까지 동원해서 정책을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여의사는 물론 전체 의사에 대해 국민을 오해로 이끌고 가는 처사를 즉시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박 차관은 지난 20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정례브리핑'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를 의대 증원 정책 근거 자료로 들며 "(보고서의 의사 수급추계 방법에 따르면) 여성 의사 비율 증가, 남성 의사와 여성 의사의 근로 시간 차이 등 여러 가정을 넣어 분석했기 때문에 매우 세밀한 모델을 가지고 추정한 것"이라 설명했다.



이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여성 의사의 전문성과 노력을 폄훼하고 성차별을 조장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신을 필수 의료 분야 전문의라고 밝힌 한 여성 의사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여의사인 게 그렇게 죄입니까'라는 글을 올리며 논란에 불을 붙였다.

해당 의사는 "세금 떼고 하루 1만8000원 받는 당직도 안 빼먹고 다 서고 있는데 무슨 여의사가 일을 안 한다고 얘기하느냐"며 "가정 있고 애 있는 분들이 근무 시간 줄이고 휴직하고 이런 것은 의사뿐 아니라 타 직종도 마찬가지 아닌가. 무슨 여의사 때문에 의사가 부족한 것처럼 호도하느냐"고 비판했다.


여의사들로 구성된 다른 단체들도 쓴 소리를 냈다. 한국여자의사회는 "박 차관 발언은 성별에 따른 차별적인 시각을 조장한다고 강력히 비판한다"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복지부는 "박 차관이 '여성 의사의 생산성이 떨어진다'라거나, '근무 시간이 적은 여성 의사가 늘어 의사가 부족하다'라는 내용의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며 "수급 추계 방법론에 대한 객관적 사실에 대한 설명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박 차관은 의료계가 반대하는 의대 증원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음 실수를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의사를 '의새'로 발음했다. 특정 직업 뒤에 붙는 '-새'는 비하나 조롱을 목적으로 주로 사용된다.

복지부는 박 차관이 피곤해 '말실수'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박 차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서울경찰청에 그를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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