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정원 증원을 반대하며 집단 사직을 시작한 전공의들의 근무지 이탈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본인을 간호사라고 밝힌 A씨는 "간호사 업무 중 가장 손이 많이 가고 힘든 업무가 의사 '오더 받기'"라면서 "오늘 처방이랑 내일 처방을 비교해서 달라진 사항을 인계장에 적어놓고 교대할 간호사에게 인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오더가 하루 만에 달라지거나 틀릴 경우다. 의사들이 잘못된 처방이나 환자 상태에 안 맞는 약을 처방할 때가 있고, 하루 사이 오더가 달라질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간호사들이 이를 알아보고 의사에게 허락을 구한 후 걸러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담당 간호사가 의사한테 처방 내라고 계속 말하다가 안내면 환자가 고함지를까 봐 결국 의사 아이디로 처방시스템 들어가서 직접 오더를 낸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알렸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도 은근슬쩍 대리 처방을 원하는 의사들이 알려준다고도 전했다.
의사가 바쁘다고 처방 변경을 허락해주지 않아 결국 다음번 인계 때까지 바꾸지 못하면 선배 간호사에게 일명 '태움'을 당하는 사례도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걸 막으려 '대리처방'이 빈번하고, 간호사들과 의사와 사이가 좋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A씨는 그러면서 "(의사들이) 바쁘기 때문에 환자 알러지 있는 약도 대충 처방하지만 의대 증원은 반대한다는 게 화가 난다"며 "나는 이게 싫어서 병원을 그만뒀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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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한 간호사도 기자와 통화에서 "대리처방까진 안 해도 실제 병원에서 간호사들의 '오더 거르기'는 늘상 있는 일"이라며 "의사들이 환자들 병원에 있는데도 배째라 식으로 나가버리니까 의사 업무가 PA간호사한테 몰리고 마비되고, 그러면서도 간호법 반대한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특히 그는 해당 병원에도 의사가 3분의 1이나 사직해 암 수술 환자가 마취 못해 수술이 미뤄질 수도 있다고 불안해했다.
해당 글에 한 누리꾼은 "저는 약사가 '저번에 OO약 5일치 타갔는데 이번에 1일치만 주는게 맞는지 확인해보라'고 하며 걸러줬다"며 "병원에 다시 가서 간호사한테 말했더니 서로 눈 마주치다가 한숨 쉬면서 의사방 들어가는 것을 목격했다"고 경험담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