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 CEO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 = 삼성전자 제공
21일 삼성전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중 ASML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3분기까지 보유하고 있던 ASML 주식은 158만 407주(0.4%)로, 4분기 중 모두 매각했다. 매각 총 규모는 약 1조 2562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에도 ASML의 보유 지분을 차례로 줄였다. 2분기에 보유하고 있던 지분 1.6%(629만 7787주) 중 0.9%(354만 7715주)를 매각했으며, 3분기에는 0.3%(116만 9665주)를 팔았다. 4분기에는 남아 있는 잔여지분 0.4%를 전량 매각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지분 매각을 통해 투자 금액을 회수하는 한편, 신규 재원 확보에 나섰다고 풀이한다. 반도체 업황 반등에 대비해 기술 투자 재원을 확보하려는 취지다. 삼성전자는 업황 부진이 이어지던 지난해에도 연구개발(R&D)에 28조 3400억원, 시설투자에 53조 1000억원을 투입했다.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확보한 재원을 고부가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저전력 더블데이터레이트5X(LPDDR5X)나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투자에 활용할 전망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업황 악화에도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규모를 유지하고자 노력해 왔다"며 "지속 성장을 위한 수익성 확보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