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광고 매출 줄어도 웃는 네이버… "직접 구축 데이터의 힘"

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2024.02.21 14:38
글자크기
네이버 배너 광고 모습/사진=네이버 광고 홈페이지네이버 배너 광고 모습/사진=네이버 광고 홈페이지


지난해 네이버(NAVER (188,600원 ▲300 +0.16%))의 DA(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U(유럽연합)에서 온라인 플랫폼이 행태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하거나 결합하지 못하게 하는 등 맞춤형 광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 국내에서도 행태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DA의 선호도가 떨어지는 모습이다.

21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DA 매출은 2022년 9400억원에서 2023년 8460억원으로 약 940억원 줄었다. 지난해 네이버가 역대급 호실적을 거두고 DA가 속한 서치플랫폼 매출도 지속해서 늘고 있지만 이용자를 타겟팅한 DA 매출은 꾸준히 줄었다.



DA는 쿠키 등 이용자의 행태정보를 기반으로 맞춤형 배너나 이미지를 띄우는 광고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EU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행태정보 수집 절차를 명확히 하는 등 규제에 시동을 걸고 있어 광고주들이 DA를 부담스러워하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또 최근 구글이 서드 파티 쿠키를 중단한다고 밝혀 광고주들의 DA 선호도 하락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서드 파티 쿠키는 웹사이트 소유주가 아닌 제3자가 수집한 쿠키를 일컫는다. 이를 통해 이용자의 행태정보를 파악할 수 있어 그동안 광고 업계에서는 DA 등 맞춤형 광고에 이를 활용해 왔다.



네이버는 DA 매출 하락과 구글의 서드 파티 쿠키 중단에도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광고 도입 초기부터 '퍼스트 파티 쿠키'를 적법하게 수집해왔기 때문이다. 퍼스트 파티 쿠키는 웹사이트에서 직접 생성하는 쿠키로 이용자가 다른 웹사이트로 이동하면 더 이상 추적하지 않기 때문에 서드 파티 쿠키와는 상반된다.

네이버 검색 광고 모습/사진=네이버 광고 홈페이지네이버 검색 광고 모습/사진=네이버 광고 홈페이지
네이버는 웨일 브라우저 및 자체 플랫폼 생태계를 통해 퍼스트 파티 쿠키를 수집한다. 네이버의 DA 상품은 대부분 퍼스트 파티 쿠키가 중심이다. 네이버는 구글의 서드 파티 쿠키 중단을 오히려 환영하는 모습이다. 구글 크롬에서 더 이상 맞춤형 광고를 할 수 없는 광고주들이 네이버 DA를 찾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네이버는 퍼스트 파티 쿠키를 중심으로 한 DA 상품을 고도화시키는 한편 광고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SA(검색 광고)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네이버는 최근 나이키와 생성형 AI(인공지능)를 활용한 SA인 'CLOVA for AD(클로바포에이디)'를 선보이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도 구글로부터 촉발된 쿠키 리스 사태에 네이버가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지현 흥국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구글의 서드 파티 쿠키 제공 중단으로 네이버의 퍼스트 파티 데이터와 AI(인공지능)를 활용한 맞춤 광고 솔루션의 경쟁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DA는 주로 기업 등 대형 광고주의 수요가 높은 상품이라 지난해에는 고금리 등 거시 경제의 위축으로 기업 광고 예산이 삭감돼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네이버는 자체 서비스와 데이터를 활용한 퍼스트 파티 중심으로 광고가 집행되는 방식이라 서드 파티 쿠키 중단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