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올해 들어 국내 증시에서 2조37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지만 상장지수펀드(ETF)는 1조9400억원어치 사들였다. 특히 개인투자자는 'TIGER 미국S&P500 (18,940원 ▲120 +0.64%)',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11,990원 ▲50 +0.42%)',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8,995원 ▼50 -0.55%)' 등 미국 관련 ETF에 큰 관심을 보였다. 최근 한 달간 ETF 개인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 15개가 미국 관련 상품이었고, 순매수 규모는 6000억원이 넘는다.
국내 증시가 장기간 박스권 행보를 보인 반면 미국 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자 개인들이 국내 증시 대신 미국 ETF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코스피는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들이 반등하며 연초 부진을 털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 2년 동안 코스피가 2700선을 돌파하는 데 실패한 탓에 개인투자자들은 2600 후반을 고점으로 인식하고 있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엔비디아로 대표되는 M7(MS·애플·알파벳·엔비디아·메타·테슬라) 등 기술주 랠리 속에 지난 한 해 동안 43% 올랐고, 올해 들어서도 6% 오르며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S&P500 지수는 지난 8일 처음으로 5000선을 넘기기도 했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존재함에도 미국 기업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는 믿음이 시장에 팽배하다.
미국 ETF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관심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2023년 실적 시즌 마무리가 임박한 가운데 반도체, 조선, 철강, IT 가전, 화학 등 국내 주요 산업 섹터들이 전망치를 하회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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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버블 논란 속에서도 올해 한 차례 더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자 국내 증시에 투자한 개인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 커졌을 것"이라며 "미·중 갈등 등 대외적 불확실성도 큰 상황에서 사이클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는 국내 증시 대신 장기적 성장성이 보장되는 미국 추종 ETF 수요는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