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민이 형, 흔쾌히 반겨줬다"…런던 찾아가 사과한 이강인

머니투데이 채태병 기자 2024.02.2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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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출전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이강인. /사진=뉴스1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출전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이강인. /사진=뉴스1


축구선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영국 런던에 있는 손흥민(토트넘)과 직접 만나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강인은 21일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지난 아시안컵 대회에서 저의 짧은 생각과 경솔한 행동으로 흥민이 형을 비롯한 팀 전체와 축구 팬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고 운을 뗐다.

이강인은 "흥민이 형을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긴 대화를 통해 (손흥민이) 팀의 주장으로서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저 자신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이어 그는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며 "형에게 (아시안컵이) 얼마나 간절한 대회였는지 머리로는 알았지만, 마음과 행동으로는 그 간절함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던 부분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기간 중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진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모습. /사진=뉴스1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기간 중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진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모습. /사진=뉴스1
이강인은 "특히 흥민이 형이 단합을 위해 저에게 한 충고를 귀담아듣지 않고 제 의견만 피력했다"며 "그날 식사 자리에서 절대 해선 안 될 행동을 했고,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절대 해선 안 될 행동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팀에 대한 존중과 헌신이 제일 중요한 것임에도 제가 부족함이 많았다"며 "(손흥민 외에도) 대표팀의 다른 선배님들, 동료들에게도 한분 한분 연락을 드리고 사과했다"고 부연했다.

또 이강인은 "제 행동 때문에 함께 비판의 대상이 된 선수들이 있다"며 "그들에게 향한 비판 또한 제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과분한 기대와 성원을 받았는데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로의 모범 된 모습과 본분에서 벗어나 실망을 안겨드려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강인은 "제게 베풀어 주신 사랑만큼 실망이 크시다는 것 알고 있다"며 "앞으로 축구선수로서, 또 한 사람으로서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 헌신하는 이강인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국가대표 축구선수 이강인이 선배 손흥민과의 갈등 논란이 일자, 개인 SNS에 올린 사과문. /사진=이강인 인스타그램 캡처 국가대표 축구선수 이강인이 선배 손흥민과의 갈등 논란이 일자, 개인 SNS에 올린 사과문. /사진=이강인 인스타그램 캡처
축구협회 등에 따르면 이강인과 손흥민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 요르단전을 하루 앞두고 몸싸움을 벌였다. 당시 이강인 등 일부 선수가 저녁 식사를 빨리 마친 뒤 탁구를 했고, 이를 본 주장 손흥민은 컨디션 관리를 위해 휴식하라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이강인은 손흥민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두 사람 사이에선 언쟁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과 이강인이 충돌했고, 손흥민은 결국 손가락 부상을 입었다. 실제 손흥민은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에서 손가락에 붕대를 감고 뛰었다.

논란이 확산하자 이강인은 개인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이강인은 "제가 형들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하다"며 "저에게 실망하셨을 분들께 사과드리고, 앞으로는 형들을 도와서 좋은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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